
러시아 국민들이 전쟁 자금 마련을 위한 당국의 예금 압류를 우려하며 은행에 예치한 돈을 빠르게 인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8일(현지시간) 러시아 중앙은행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러시아에서는 8월 첫 2주동안에만 34억 달러(2,864억 루블)가 인출됐다. 한화 기준 약 4조7천억원 수준이다.
앞서 6월 45억 달러에 이어 7월에도 73억 달러가 인출된 데 이어진 흐름으로, WP는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이 격화하고 크렘린이 전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예금을 압류하기 시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발생한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 유출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최대 은행인 스베르방크(Sberbank)의 고위 임원 타라스 스크보르초프는 이 같은 추이에 비춰, 올해 총 인출액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첫해의 약 2배에 달할 걸로 내다봤다.
올 들어 현재까지 인출된 총액은 이미 2022년 2월 침공 이후 첫해에 인출된 247억 달러(2조 루블)를 넘어섰다.
익명의 전직 당국자는 WP에 "사람들은 '현금은 은행 어딘가에 맡겨두면 다시는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으니, 베개 밑에 숨겨둬야 한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자산 압류에 대한 잠재적 불안감이 커지면서 기업들 역시 규제 당국의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자금을 옮기려 하고 있어 문제는 날로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앙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에만 총 94억 달러(약 13조원) 이상이 러시아 밖으로 송금됐다.
러시아 중앙은행 고문을 지낸 알렉산드라 프로코펜코는 "이 모든 것은 정부가 은행 시스템에 어떤 조치를 취할지도 모르고 예금을 국유화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의 결과"라고 했다.
그는 실제 이 같은 국유화가 일어날 실제 가능성은 낮다고 보면서도, 당국이 인출 한도를 부과할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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