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들도 "도무지 이해 안돼"…'실종 허위종결' 동기 미궁

입력 2026-08-26 13:57  

경찰들도 "도무지 이해 안돼"…'실종 허위종결' 동기 미궁

사진=연합뉴스
실종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혐의로 구속된 제주지역 현직 경찰관의 범행 동기를 두고 의문이 커지고 있다. 사건을 임의 종결해 얻을 수 있는 뚜렷한 실익이 없는 만큼 경찰 내부에서도 그 배경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A 경장은 장미란(37)씨와 60대 남성의 실종신고를 접수한 뒤 실제 실종자와 연락하지 않았음에도 연락이 된 것처럼 꾸며 사건을 종결한 혐의로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다.

A 경장은 구속 이후에도 기존 입장을 유지하며 관련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지난 5월 12일 오후 10시 15분께 장기 투숙하던 숙소에서 나간 뒤 행방이 묘연했다.

함께 지내던 남자친구는 사흘 뒤인 15일 오후 6시 43분께 112에 실종신고를 했는데, 당시 야간당직자였던 A 경장이 신고를 접수했다.

신고가 들어오자 제주서부경찰서 한림파출소 소속 경찰관들은 신고자를 만나 관련 내용을 확인한 뒤 장씨 휴대전화 위칫값이 확인된 한림항 주변을 수색했다.

그러다 A 경장이 신고 접수 2시간 30여분 만인 오후 9시 16분께 신고자에게 '연락이 닿았지만, 위치를 알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거짓말하고 사건을 종결하면서 수색 중이던 경찰도 철수했다.

A 경장은 사건을 종결하며 실종자 프로파일링(경찰 실종자 관리) 시스템 관리 목록에서도 장씨 자료를 삭제했다. 이때 A 경장은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상 장씨 관련 자료를 삭제하려고 '교통사고 사상자'라는 코드를 선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에는 변사나 교통사고 사상자 등의 특별한 사유의 유형 코드를 선택해야 시스템 관리목록에서 관련 자료가 삭제된다.

A 경장은 지난달 2일 오후 6시 2분께도 당직을 하던 중 60대 남성이 실종됐다는 신고를 받고 5시간 반만인 오후 11시 38분께 장씨 사건과 마찬가지로 허위 종결했다.

하지만 장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실종 104일 만에, 60대 남성 시신은 55일 만에 발견됐다.

경찰 수사에서 A 경장이 장씨 등과 통화한 기록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A 경장이 왜 두 차례에 걸쳐 실종사건을 허위로 종결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성인 실종사건의 특성상 하루 이틀 내 실종자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실종자를 찾는다 하더라도 실종자가 반발하는 경우가 많아 A 경장도 안이한 판단으로 사건을 자체 종결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이러한 가능성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도 적지 않다.

실종자 신원이 확인된다고 하더라도 A 경장 실적으로 이어지지 않는 등 실익이 적은 데다 실종신고를 접수했더라도 특별히 업무가 더 늘어날 일도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장씨 사건에서도 A 경장은 신고를 접수했지만 현장 수색은 한림파출소 경찰관들이 맡았다.

이 때문에 경찰 내부에서도 A 경장이 별다른 실익이 없는 상황에서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실종사건을 임의로 종결한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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