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온스글로벌의 두 자회사인 휴온스와 휴온스랩의 합병이 주주들의 강력한 반발에 결국 무산됐습니다.
휴온스랩의 기술이 휴온스로 넘어가면 지주사의 기업 가치가 훼손된다는 이유에 섭니다.
산업부 조재호 기자 나와 있습니다.
조 기자, 이번 합병 무산은 휴온스랩이 보유한 기술이 그만큼 가치가 높다는 뜻으로 봐야겠죠?
<기자>
휴온스랩이 보유한 대표 기술이 제형 변경 플랫폼 '하이디퓨즈'입니다.
제형 변경 플랫폼은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로 바꾸는 기술인데요.
현재 글로벌에서 해당 플랫폼을 사업화한 기업은 알테오젠과 할로자임뿐입니다.
두 회사는 플랫폼 기술 이전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습니다.
때문에 하이디퓨즈에 대한 기대감도 높을 수 밖에 없는 거죠.
특히 휴온스랩은 하이디퓨즈를 통해 글로벌 제약사의 항체-약물 접합체(ADC) 피하 주사 제형 공동개발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국내에서도 하이디퓨즈를 적용한 의약품이 식약처 품목 허가를 신청했고 상용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왜 휴온스랩과 휴온스를 합치기로 했던건가요?
<기자>
연구 개발 자금 조달때문입니다.
지난 5월 휴온스는 휴온스랩과 합병을 발표하면서 "휴온스랩이 자본 잠식 상태에 있으며 추가 자금 조달이 제한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매출 기반이 없어 매년 적자폭이 커졌고 지난해는 10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현재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 아래 상장사인 휴온스와 비상장사인 휴온스랩이 자회사로 있습니다.
그동안 휴온스랩의 가치는 휴온스글로벌에 반영됐었는데, 휴온스랩이 휴온스로 합병되면 가치가 이전됩니다.
이 때문에 합병 발표 이후에 휴온스글로벌의 주가는 하락한 반면, 휴온스의 주가는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정 반대의 주가흐름을 보이고 있는데요,
앞서 언급했던 핵심 기술인 하이디퓨즈가 다른 자회사로 넘어가지 않고 지주사에 남아있게 되면서 휴온스글로벌의 주가가 상한가로 치솟은 겁니다.
<앵커>
주주 반발로 회사 간 합병이 무산된 사례가 많지는 않은데, 휴온스의 경우 어느 정도였나요?
<기자>
휴온스글로벌 주주들의 극심한 반발이 생각보다 영향을 크게 미쳤습니다.
지주사의 미래를 이끌 핵심 기술이 자회사로 넘어가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이유에 섭니다.
합병 발표 이후에 주주들은 소액주주연대를 꾸리고 국회와 금융당국에 탄원서를 제출했습니다.
특히, 주주연대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지분을 모았는데 지분율이 10%를 웃돌았습니다.
상법상 발행주식총수의 3% 이상을 가진 주주는 이사회에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10%가 넘을 경우에는 회사 존립이 우려되는 등 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때 법원에 회사 해산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물론 플랫폼상 결집률이 곧바로 공동보유 지분이나 위임 의결권으로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에는 10%를 넘겼다는 점은 주주들의 반발이 얼마나 심했는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됩니다.
<앵커>
정부의 중복 상장 규제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건가요?
<기자>
정부는 이달 3일부터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하는 '중복 상장' 규제를 강화했습니다.
자회사의 가치가 주식 시장에 두 번 반영돼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겁니다.
물론 휴온스랩이 상장을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번 합병을 중복상장과 같은 선상에서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합병이 성공할 경우 휴온스랩의 가치는 휴온스와 휴온스글로벌에 두 번 반영된다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휴온스와 휴온스글로벌 모두 상장사이기 때문에 중복상장과 유사한 효과가 나타난다는 겁니다.
실제로 휴온스는 합병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7월에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하겠다고 했는데요.
중복상장 규제를 고려해 8월로 연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리고 어제 임시 주주총회를 철회하고 합병 중단을 결정하게 된 겁니다.
<앵커>
휴온스랩은 연구개발을 위한 자금 조달은 어떻게 추진할 거라고 합니까.
<기자>
아직 내부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는 게 회사의 공식 입장입니다.
다만 휴온스글로벌은 합병을 중단했음에도 제형 변경 플랫폼 개발은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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