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부 김종학 기자와 오늘 시장 영향 짚어보겠습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국내 증시는 오히려 반등했습니다.
이번 주 초 순매도를 보이던 외국인도 장중 매수로 돌아섰는데요. 외국인이 다시 들어오기 시작한 겁니까?
<기자>
그렇지 않습니다. 본격 귀환이라기보다 우리 시장에 대한 매도가 멈췄다고 보는 게 정확합니다.
금통위 발표 직후 코스피가 6,850선까지 잠시 밀리기도 했지만, 외국인이 정오 기준 2200억원 안팎의 순매수를 유지하면서 지수는 반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주 초 이틀 동안 3조 8천억 원을 팔아치운 외국인이 일단 손을 멈춘 겁니다.
배경은 우리 시장 밖에 있습니다. 전 세계 자산 가격의 기준이 되는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위협적인 수준을 벗어났습니다.
현지시간 26일 마감 후 기준 미국 10년물은 연 4.65%, 30년물은 5.17%입니다.
30년물은 이달 18일 고점 5.336%에서 16bp 내려왔습니다. 지난주 2007년 이후 최고까지 올랐던 금리가 일주일 만에 되돌려지고, 간밤 엔비디아 실적 고비를 넘기면서 자금 유입의 숨통이 틔인 겁니다.
<앵커>
그런데, 간밤에 나온 미국의 핵심 인플레이션 지표가 꺾이지 않았단 말이죠.
이런 상황에서 미국 장기국채 금리가 어떻게 더 눌리고 있다는 겁니까?
<기자>
구분을 분명히 하자면, 인플레이션 지표는 여전히 높고 단기 금리는 소폭 올랐습니다.
그런데 자산시장의 기준이 될 장기 금리 그러니까 10년에서 30년 미국 국채 금리를 높이던 이유가 사라졌다는 겁니다.
지난주까지 미 장기국채 금리가 급등하며 시장을 끌어내린 건 물가가 아니라 미국의 재정 적자에 대한 불안과 불신 때문이죠.
국채 공급은 더 늘어나는데, 사줄 곳이 마땅치 않다는 우려 때문에 30년물에 일종의 웃돈을 더 얹어줘야 했는데, 재무부가 개입하면서 이러한 요인이 사라졌죠.
UBS는 최고투자책임자가 낸 주간 보고서에서 장기적으로 금리가 낮아진다면 글로벌 증시 랠리의 폭은 더 넓어질 수 있다면서, 높아진 금리에 놀라지 말라는 분석까지 내놨습니다.
여기에 오늘 새벽 엔비디아가 진행한 컨퍼런스콜도 장기 국채 시장에는 다소 완화적인 신호를 주고 있습니다.
엔비디아가 5천억 달러 상당의 자금을 미 사모운용업계와 조성을 해두었는데, 이 자금을 사용하면 오픈AI, 앤스로픽 등 AI 프런티어 연구소들이 회사채를 더 발행하지 않고도 관련 인프라를 늘릴 수 있다는겁니다.
장기 금리 상승의 촉매 중 하나였던 AI 회사채 우려를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지만, 불확실성 하나는 덜어낸 겁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미국 달러화 인덱스는 3개월 최저 수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조금 전 김예원 기자가 전해드린대로 한국은행이 연 3.0%로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우리 원화의 추가 강세 요인도 생겼습니다. 증권가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현재 달러화 인덱스는 오늘 오전 99.1 수준으로 지난주 98.8보다는 다소 높지만 약세 국면은 이어가고 있습니다.
UBS 트레이딩 데스크 보고서를 보면 미 재무부 개입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달러화 가치에 대한 훼손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난 24일 미 재무부 관계자들이 9,500억달러 규모 정부 계좌를 국채 매입 재원으로 쓸 수 있다고 시사한 뒤 달러화에 대한 새로운 하락 베팅이 늘고 있다는 진단도 나옵니다.
NH투자증권이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주환원으로 인한 외국인의 배당 역송금을 감안해도 지금보다 40원 정도 더 내려갈 여지가 있습니다.
국내 두 기업의 주주환원 재원의 실제 환전을 40~50%로 보고, 외국인 지분을 반영해 1차 지지선으로 1,340~1,350원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다만 달러화 약세 환경이 무조건 외국인 수급을 개선할 요인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도이체방크 외환분석팀 전망을 보면 결과적으로 AI 기업에 대한 수급이 핵심익, 이로 인해 원화의 방향이 바뀌었다는 지적도 귀기울일만 합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이런 상황을 뒤집을 변수가 있죠. 우리시각으로 내일 밤 11시로 다가온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잭슨홀 기조연설입니다.
어떤 전망들이 나옵니까?
<기자>
월가 경제학자들은 물론 각종 보고서에서 답답함을 토로하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덜 말하고 싶다면, 덜 말하라'면서 자조적인 보고서도 나올 정도이고, 앞서 언급한 TS롬바르드는 스콧 베선트 의장이 바이백으로 시장에 개입하기 시작하면서 케빈 워시 의장이 나설 여지가 더 줄고 있다는 진단도 내놨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전임 연준 의장들의 발언을 빌려 케빈 워시 의장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이렇다할 입장도 정하지 않고 잭슨홀 연단에 섰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시카고대의 아닐 캐시압 교수는 케빈 워시 의장이 아무런 논거를 내놓지 않고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이끌고 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현재 시장은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소통 방식을 바꾸는 문제나, 금리인하와 같은 완화적인 메시지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려는 의지라도 확인하고 싶다는 겁니다.
9월 미 금리 결정에 앞서 유일한 공식 발언 자리에서 말을 또 아낀다면, 다음주부터 나올 경제 지표에 따라 시장의 변동이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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