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28일(현지시간)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을 향해 충분한 속도로 둔화하고 있다는 확신이 없으면 추가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자 시장에서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현행 3.50∼3.75%인 기준금리가 9월 FOMC에서 3.75∼4.00%로 0.25%포인트 인상될 확률을 57.5%로 반영했다. 전날 35.4%였던 것과 비교하면 하루 만에 20%포인트 넘게 급등한 것이다. 반면 동결 확률은 42.5%로 낮아지면서 인상 시나리오가 동결 전망을 앞서게 됐다.
최근 고용지표 둔화와 일부 물가지표 개선에 힘입어 동결 쪽에 무게가 실렸지만, 워시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계기로 시장의 시선이 인상 쪽으로 옮겨간 셈이다. 현 물가 지표를 여전히 "우려스럽다"고 평가하면서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열어둔 워시 의장의 발언을 시장이 매파적으로 받아들인 결과로 풀이된다.
워시 의장은 연준의 물가 안정 목표인 2%가 "확고하고 고정된 목표"라는 점을 재차 못 박았다. 현재의 금융 여건에 대해서도 "긴축적이라고 표현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단기 금리가 연준의 양대 책무 달성을 위한 "주된 수단"이라는 점도 함께 강조했다.
이 발언 이후 통화정책 전망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장중 전장 대비 9.5bp(1bp=0.01%포인트) 오른 4.325%까지 뛰며 한 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도 4.70% 안팎으로 올랐고, 30년물 금리는 5.19% 부근에서 큰 변동 없이 움직였다.
달러 역시 강세를 보이면서,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워시 의장 발언 이후 0.4%가량 상승한 99.5 부근에서 거래됐다. 뉴욕증시는 이날 발언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상승과 하락을 오가는 변동성 장세를 보였다.
이번 연설은 지난달 FOMC 이후 제기돼 온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 의지를 둘러싼 의구심에 어느 정도 답을 내놓은 것으로 평가된다. 연준은 지난달 28∼29일 FOMC에서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는데, 당시 투표권을 가진 12명 가운데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등 3명은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당시 워시 의장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강한 경계감을 드러냈지만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해서는 거의 단서를 주지 않았고,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연준이 실제로 금리 인상에 나설 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왔다.
베일 하트먼 BMO캐피털마켓 애널리스트는 이날 워시 의장의 연설에 대해 "의도적으로 매파적인 연설이었다"며 "물가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 연준이 필요할 경우 금리를 올릴 의지가 있는지를 둘러싼 의문을 잠재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워시 의장은 9월 FOMC에서 실제 금리 인상을 지지할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신호를 주지 않았는데, 이는 특정 회의의 정책 결정을 미리 약속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9월 금리 인상 여부는 앞으로 나올 고용과 물가 지표에 좌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 노동부는 다음 달 4일 8월 고용보고서를, 11일에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각각 발표할 예정이다.
연준은 다음 달 15∼16일 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hankyungtv.com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