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이 풀린 지역에서는 테슬라 전기차가 유독 잘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늘어난 소득이 다른 산업의 소득 증가로까지 번지는 선순환 구조는 아직 자리 잡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으나, 내년부터 소비 파급 효과가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경제신문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31일 '반도체 수혜지역의 소비는 어떻게 될까-지역 미시데이터로 살펴본 파급효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는 경기 이천·화성, 충북 청주의 월별 카드 소비는 두 회사의 성과급이 지급된 2025년 1월 이후 지난 6월까지 다른 지역보다 최대 4%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현재까지 반도체 수혜 지역의 소비 증가는 자동차와 백화점 고가품, 가전·가구 등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의 올 1~6월 월평균 테슬라 인도량 증가율은 전년 대비 105.6%에 달해 전국 수준(77.2%)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마트·편의점 등 생활소비와 의료·교육 지출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소비→소득→소비' 선순환은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부동산으로 흘러간 돈도 적지 않았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SK하이닉스 사업장이 있는 이천과 청주의 소비를 비교한 결과 청주시의 소비 증가 폭이 더 컸는데, 한은은 이천 지역 추가 소득의 상당 부분이 주택시장으로 흘러간 영향으로 풀이했다. 수도권과 가까운 이천의 특성상 임직원이 인근 수도권 지역의 주택을 사들이는 데 소득을 쓴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천 거주자들은 성과급 지급 후 경기 동탄, 용인, 수원, 성남, 하남 등의 부동산 매입을 크게 늘린 반면, 청주 거주자들은 대전·충청권에 계속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호 한은 조사총괄팀 차장은 "이천이 청주보다 수도권에서 가깝고, 수도권에서 출퇴근도 가능하다 보니 관련 주택 매입이 컸던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늘어난 소득이 자산시장보다 소비와 실물 경제로 원활히 환류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과급에 따른 소비 증가는 국내총생산(GDP) 수준을 지난해 0.01%, 올해 0.03% 높인 것으로 추정됐다. 내년에는 효과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증권사 영업이익 전망 등을 토대로 추산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즉시 현금화 가능한 성과급은 올해 4조4000억원에서 내년 21조9000억원으로 약 5배 증가한다. 지난해 정부 소비쿠폰 지급액 13조5000억원의 1.6배에 달하는 규모다.
다만 내년부터 소비 파급효과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6월까지 반도체 수혜지역의 누적 소비 증가액은 약 1조1,000억원으로 추산됐는데, 현재 소비 패턴이 이어지면 올해 말에는 1조7,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지급 규모가 올해보다 약 5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나타난 소비 패턴을 바탕으로 추정하면 내년 반도체 성과급의 소비 효과로 GDP가 0.08∼0.12% 늘고, 이에 따라 성장률도 0.06~0.09%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hankyungtv.com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