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가 트럼프 행정부의 지원 아래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입니다.
시장에서 매긴 몸값은 200억달러 안팎인데요. 미 정부는 웨스팅하우스의 기업가치를 300억달러 이상으로 키우려고 합니다.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한 파트너로 한국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 기자와 알아 보겠습니다. 산업부 이지효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우선 웨스팅하우스의 상장 시기는 정해졌습니까?
<기자>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7월 31일 웨스팅하우스는 비공개로 IPO를 신청했습니다.

비공개 신청은 미국에서 흔히 쓰는 방식인데요.
심사를 먼저 받아 보고 분위기가 괜찮다 싶을 때, 공개로 전환하는 겁니다.
그래서 상장 시기나 공모 규모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역시 관심은 몸값입니다. 시장에서는 최대 200억달러, 우리 돈 27조원 수준까지 보고 있는데요. 미국 정부는 300억달러가 목표입니다.

배경에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난이 있습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원전 부흥을 밀어 붙이는 상황이 맞물렸고요.
다만 상장을 앞둔 기업치고는 이례적인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앵커>
어떤 부분이 이례적입니까?
<기자>
가장 눈에 띄는 건 미국을 대표하는 원전 기업인데, 주인은 미국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지분은 캐나다 자산운용사 브룩필드가 51%, 캐나다 우라늄 기업 카메코가 49%를 보유 중입니다.

웨스팅하우스가 미국 조지아주에 보글 원전 2기를 지으면서 당초 140억달러를 예상했는데요.
공사가 7년 밀리면서 최종 비용은 350억달러 안팎으로 불었습니다. 이 손실을 감당하지 못해서 2017년 파산보호를 신청했고요.
이듬해 브룩필드가 46억달러에 사들이며 파산에서 벗어났고, 2023년 카메코가 합류했습니다.
이런 경험 이후로 원칙 하나를 세웁니다. 앞으로 직접 원전을 짓는 일은 하지 않겠다, 이겁니다.

<앵커>
시장이 보는 몸값과 미국 정부 목표가 차이 나는 것도 그 이유입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원전을 짓는 사업의 가치가 지금 몸값에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미국 정부는 상장 이후 기업가치가 300억달러를 넘으면 지분 20%를 확보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습니다.
미국이 300억달러를 내세우는 배경이기도 한데요.
2023년 카메코가 합류할 때도 신규 건설 사업에는 사실상 값을 매기지 않았습니다.
핵연료 제조나 원전 정비처럼 현금 흐름이 안정적인 사업만 가치를 인정받았고요. 정작 새 원전을 짓는 설계는 상당 부분 빠졌습니다.
그러니까 시장이 보는 200억달러는 '새 원전을 수주하지 않는 웨스팅하우스'입니다.

반면 미국 정부가 원하는 300억달러는, 실제로 원전을 지어서 수주 잔고를 쌓아야 나오는 숫자입니다.
웨스팅하우스는 AP1000 원천기술은 갖고 있지만, 즉 원전 설계도는 팔지만요.
원자로나 증기발생기 같은 원전 핵심 기자재를 직접 제조하지는 않습니다. 결국 누군가 도와줘야 실적을 올릴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앞으로 한국이 만들 가능성도 있다는 겁니까?
<기자>
미국은 2030년까지 대형 원전 10기 착공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오랜 기간 신규 원전을 짓지 않으면서 시공 인력도, 기자재 공급망도 크게 약해졌습니다.
대안으로 거론되는 게 한국입니다. 크게 두 갈래인데요.
우선 정부 차원인데, 미국이 한국에 웨스팅하우스 지분을 함께 사자고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온 상황이죠.
또 하나는 개별 기업입니다. 주기기와 시공을 외부에서 조달해야 하니, 국내 원전 및 건설 기업의 수주 기회가 열릴 수 있는 거죠.
경쟁자로 일본도 꼽히지만 후쿠시마 이후 원전 건설이 끊겨 최근 실적이 없습니다.
지금 당장 물량을 감당할 수 있는 곳은 사실상 두산에너빌리티뿐이라는 평가입니다.
<앵커>
두산에너빌리티에게는 마냥 호재라고 볼 수 있습니까?
<기자>
호재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짚어볼 대목도 있는데요.
두산에너빌리티가 가져갈 수혜의 크기가 어느 노형을 짓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웨스팅하우스 노형인 AP1000으로 지으면, 수주 경쟁에서 이겨도 두산에너빌리티는 발주만 받는 위치입니다.
사실상 하청이라 품목이나 단가는 웨스팅하우스가 정합니다.
반면 한국형 원전 APR1400이 미국으로 가면 얘기가 달라지죠. 특히 설계부터 정비, 연료까지 한국 원전 업계 전체가 따라 붙습니다.
2019년 미국 NRC 설계인증은 이미 받은 만큼 자격은 확보했는데요.

문제는 자격과 별개로 APR1400을 미국에 짓는 길이 지금은 막혀 있다는 겁니다.
APR1400의 뿌리가 웨스팅하우스가 지식재산권을 가진 노형이기 때문인데요.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이 웨스팅하우스와 맺은 50년 합의문이 있죠. 원전 1기를 수출할 때마다 1조원이 넘는 로열티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정부가 지분을 인수한다면, 이런 조항을 푸는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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