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비가 저출산 주범"…'사교육 과세' 제안 나왔다

입력 2026-09-02 14:46  

'엄친아·엄친딸' 비교가 저출산 초래 "고소득층 사교육 지출에 과세…그 돈으로 출산장려금" 제안
학원가. 사진=연합뉴스
자녀 교육을 둘러싼 이른바 '지위 경쟁'이 사교육비 부담을 키울 뿐 아니라 출산까지 억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런 교육 경쟁이 없었다면 1970∼1975년생 여성의 평균 자녀 수가 28% 더 많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성은 세종대 경제학과 교수 등은 2일 한국은행·경제정책연구센터(CEPR)·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공동으로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부모가 자녀의 교육 성취를 다른 집 자녀와 비교해 평가하면서 교육 투자를 경쟁적으로 늘리는 현상을 '지위 경쟁'으로 규정하고, 이런 경쟁이 사교육 지출과 출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먼저 국가 간 비교에서는 교육 경쟁에 대한 우려가 큰 나라일수록 출산율이 낮고, 하락 속도도 빠른 경향이 나타났다. 한국과 싱가포르, 칠레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

특히 한국에서는 저소득층이 소득 대비 사교육비를 상대적으로 더 많이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 1분위 가구(하위 20%)의 소득 대비 사교육비 비중은 8.4%로, 소득 5분위 가구(상위 20%)의 5.1%보다 높게 나타났다.

고소득층이 사교육에 많은 돈을 쓰면 다른 소득계층도 교육비 지출을 늘리는 파급효과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상위 15% 가구의 사교육비가 10% 감소할 경우 하위 50% 가구의 사교육비 지출 비중도 평균 6%에서 0.4∼0.9%포인트(p)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같은 지위 경쟁은 출산을 결정하는 데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이런 지위 경쟁 효과가 없었다면 1970∼1975년생 여성의 평균 자녀 수가 실제 1.92명보다 28% 많은 2.45명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진은 비교 동기의 강도를 반영한 모형을 통해 균형 상태에서의 자녀 1인당 교육 투자와 출산율을 도출하고, 한국의 학원 심야 교습 시간 규제가 지역별·시기별로 달라진 점을 활용해 이를 실증적으로 검증했다.

연구진은 지위 경쟁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필요한 수준보다 과도한 교육 투자가 이뤄지고 출산까지 줄어드는 만큼 교육 경쟁 자체를 완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봤다.

특히 비교의 기준이 되는 고소득층의 사교육 지출에 과세하고, 여기서 확보한 재원을 출산장려금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한은은 이날부터 이틀 동안 CEPR, OECD와 공동으로 '인구 고령화와 장수의 경제학 : 도전에서 기회로'를 주제로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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