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 주가 둘러싼 '세가지 변수' [B급기자의 B급리포트]

전효성 기자

입력 2026-09-04 16:50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촉발된 전력난이 원자력 시장을 달구고 있다. 세계적인 전력 확보 경쟁 속에서 국내 원전 대표기업들의 해외 진출도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 두산에너빌리티 '3대 수주 축'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진행한 기업설명회(콥데이)에서 하반기 실적을 견인할 구체적인 수주 로드맵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규모가 큰 프로젝트는 체코 두코바니 5·6호기 대형 원전이 꼽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핵심 주기기와 기자재 공급 협상을 논의해왔고, 현재 주간사인 대우건설의 시공 협상 타결과 본계약 체결을 대기하고 있는 상태다.

차세대 소형모듈원전(SMR) 상업화의 신호탄이 될 미국 테네시강유역개발청(TVA) 프로젝트도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TVA와 발주사 간 6GW 규모의 전력구매계약(PPA)이 체결되면 뉴스케일파워를 거쳐 두산에너빌리티로 이어지는 본계약(PO)이 성사될 가능성이 기대된다.

가스터빈 사업의 글로벌 확장세도 가파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독자 개발한 H급 380MW급 대형 가스터빈을 보수적인 북미 유틸리티 기업에 처음으로 수출하는 쾌거를 눈앞에 두고 있다.

대형 가스터빈은 AI 데이터센터 전력난으로 인해 2032년까지 글로벌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이라는게 시장의 중론이다. 두산에너빌리티의 2029년 인도 슬롯은 이미 전량 완판된 상태로 알려졌다. 현재 북미 빅테크 하이퍼스케일러, 유틸리티 기업들과 2030~2032년 공급 물량을 순차 협상 중이다.

수주 실적 역시 순항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상반기에만 7조 1000억원의 신규 수주를 달성해 연간 수주 가이던스인 13조 3000억원의 53.4%를 조기 달성했다. 하반기 대형 프로젝트 계약 시점이 가시화되는 3분기 실적 발표 시점에 연간 수주 가이던스 상향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 3,500억달러 대미 투자와 12차 전기본

정책적 모멘텀도 추가 성장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미 관세협상 후속으로 신설된 한미전략투자공사를 통해 집행되는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가 대표적이다.

에너지 인프라 1호 사업으로 미국 내 신규 원전(AP1000)과 가스터빈, 전력망 투자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어 두산에너빌리티의 기자재 채택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도체 투자 요구와 안보 현안 등으로 당초 예상보다 일정이 지연되고 있으나,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전에는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에서는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을 통해 신규 대형 원전 4기 이상과 대규모 가스터빈 증설 물량이 확정될 경우 기존 계획 외의 추가적인 실적 순증이 발생하게 된다.

● 삼성물산, 스웨덴 1.2GW SMR 파트너십 구축

건설과 EPC 분야에서는 삼성물산이 유럽 SMR 시장 공략의 선봉에 섰다. 삼성물산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GE 버노바 히타치(GVH)와 함께 스웨덴 원전 기업 스투드스빅이 주관하는 신규 원전 프로젝트에 대한 공동개발협약(JDA)을 체결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번 사업은 GVH가 기존 비등경수로(BWR)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300㎿(메가와트)급 SMR 'BWRX-300' 4기를 건설하는 총 1.2GW 규모의 신규 원전 프로젝트다. 비등경수로란 원자로에서 물을 끓여 수증기를 만들고 그 힘으로 터빈을 돌려 발전하는 방식이다.

유럽에서 에너지 안보 강화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신규 원전 도입이 늘고 있다. 스웨덴 정부도 2035년까지 SMR과 대형 원전 등 2.5GW 규모의 신규 원전 용량을 확보하고 2045년까지는 10GW 규모로 확대한다는 로드맵을 추진 중이다.

BWRX-300은 현재 캐나다 온타리오주 달링턴에서 서구권 최초의 상업용 SMR 건설이 진행되는 노형으로, 지난 4월 운영 허가 신청까지 마쳤다. 사업 대상지는 스투드스빅이 보유한 부지 중 원자력 시설 운영 허가를 받은 지역이다. 2030년대 중반 상업운전 시작을 목표로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협약에 따라 스투드스빅은 인허가와 환경영향평가, 정부 협의 등 사업 개발 전반을 담당하고 삼성물산과 GVH는 공동 EPC(설계·조달·시공) 파트너로 참여해 프로젝트 초기부터 수행에 이르기까지 사업 전 과정에서 협력한다.

● '제조의 두산'과 '시공의 삼성'

전문가들은 두 기업의 행보가 K-원전의 해외 진출 모델이 한층 다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 주기기 제작 기술 역량을 앞세워 핵심 제조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글로벌 기술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바탕으로 해외 대형 원전과 SMR의 EPC 수행 능력을 인정받으며 영토를 넓히고 있다.

다만 외교·환율 변수는 점검해야 할 요인이다.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우 해외 수주 비중이 70%에 달함에도 환노출 전략을 유지하고 있어 환율 변동성에 따른 수익성 관리가 요구된다. 아울러 정부 간 협상에 따른 대미 투자 프로젝트의 최종 승인 시점과 발주처별 본계약 체결 타이밍 지연 가능성도 지속적으로 살펴봐야 할 리스크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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