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에서 소액투자 비과세제도(NISA) 확산과 주가 상승에 힘입어 청년층의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투자를 통해 자산을 불려 조기 은퇴를 꿈꾸는 '파이어족'(FIRE族)이 늘고 있는 가운데,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생활비를 극단적으로 줄이는 'NISA 빈곤'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4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2024년 비과세 혜택을 확대한 '신NISA' 도입 이후 젊은 층의 투자 참여가 크게 증가했다. 2025년 말 기준 NISA를 통한 누적 매수 금액은 71조엔으로 2023년의 2배에 달했다.
특히 청년층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20대의 26%, 30대의 38%가 NISA 계좌를 보유했으며, 투자액도 20대는 2023년의 3배 이상으로, 30대는 4배 가까이 늘었다.
투자에 뛰어드는 계층도 다양해지고 있다. 도쿄의 한 투자 학원은 2014년 남성 수강자가 90%를 차지했으나 최근에는 여성 비율이 60%까지 늘었다.
성별을 불문하고 물가 상승 속 미래에 불안을 느낀 젊은 층의 참여가 가파르게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투자를 통해 충분한 자산을 마련한 뒤 직장을 일찍 그만두는 '파이어족'의 실제 사례도 청년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
파이어는 '경제적 자립(Financial Independence)'과 '조기 퇴직(Retire Early)'의 앞 글자를 딴 조어다. 충분한 자산을 확보한 뒤 운용 수익 등으로 생활비를 충당하며 조기에 직장을 떠나는 삶의 방식을 의미한다.
지바현의 한 30대 부부는 주식 등으로 5천만엔(약 4억4천만원)을 모은 뒤 지난 2021년 6년간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뒀다. 이후 탁구와 카페 탐방 등 취미 생활을 즐기며 초등학생 딸의 성장을 매일 지켜보는 삶을 살고 있다.
다만 투자 열풍이 거세지면서 일상생활을 지나치게 희생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도쿄에 사는 32세 직장인은 매달 40만엔을 투자하면서 생활비를 월 5만엔 미만으로 줄였다. 투자금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하루 한 끼만 먹는 생활까지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NISA 투자를 위해 소비와 생활비를 극단적으로 줄이는 현상은 이른바 'NISA 빈곤'으로 불리고 있다.
최근 수년간 이어진 주가 상승으로 투자 성공 경험을 가진 사람이 늘었지만 상승장이 계속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는 만큼 투자 위험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은행 출신 전문가는 "최근 수년간의 주가 상승으로 성공 체험만 한 이들이 많지만, 투자는 늘 리스크를 동반한다"고 경고했다.
투자 열풍을 악용한 소셜미디어(SNS)형 투자 사기도 사회 문제로 번지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SNS형 투자 사기 피해액은 약 798억엔에 달했다. 이는 전체 특수사기 피해액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hankyungtv.com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