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위기의 탈을 쓴 기회, 그리고 ‘사람’이라는 브랜드의 본질

입력 2026-09-11 17:18   수정 2026-09-11 17:28

[칼럼] 위기의 탈을 쓴 기회, 그리고 ‘사람’이라는 브랜드의 본질

브랜드는 결국 '사람' 이다 겉모습 너머를 알아보는 환대의 철학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브랜드를 증명한다
오늘날 수많은 기업과 개인이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 골몰한다. 화려한 로고를 만들고, 감각적인 수식어로 마케팅 메세지를 채운다. 그러나 외형적 기교가 브랜드의 수명을 결정짓는 시대는 지났다. 시대를 관통하며 살아남는 브랜드의 본질은 결국 단 하나로 귀결된다.

사람의 인품과 철학이 그 사람의 평판을 만들듯, 브랜드 역시 인간이 시련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타인을 대하는 방식과 정확히 궤를 같이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에게 깊은 울림을 준 두 권의 책은 '사람이라는 브랜드'가 어떻게 완성되는지 명확한 답을 제시한다.

'겉모습 너머를 알아보는 안목: '환대(Hospitality)'의 철학'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에는 고대 그리스 세계를 지배했던 '제우스의 율법', 즉 환대(Xenia)의 철학이 흐른다. 문밖에 찾아온 나그네가 초라한 거지일지, 변장한 신(神)일지 알 수 없기에 그 누구라도 무조건 진심으로 대하라는 가르침이다.

이를 브랜드의 관점으로 가져와 보자. 위대한 브랜드는 상대의 겉모습이나 당장의 이익 유무에 따라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 눈앞에 보이는 형상이 아닌, 그 너머에 숨겨진 '사람의 가치'를 알아보는 눈과 조건없는 환대의 태도야말로 브랜드가 가질 수 있는 가장 깊은 인간적 품격이다.

고객 한 사람, 혹은 스쳐 지나가는 인연 하나를 신(神)처럼 대하는 그 진정성이야말로 브랜드라는 인격의 기초가 된다.

'불운의 탈을 쓰고 뒷문으로 들어오는 진짜 기회'
그렇다면 브랜드라는 인격은 언제 가장 단단해지는가? 나폴레온 힐은 그의 저서 《생각하라 그리고 부자가 되어라》에서 통렬한 통찰을 전한다.

"기회라는 녀석은 교활해서 뒷문으로 몰래 들어오거나, 일시적인 패배 혹은 불운의 모습으로 가장하고 다가온다." 모든 것이 평탄하고 성공적인 순간에는 브랜드의 진짜 실체나 그릇을 파악하기 어렵다.

제품의 하자, 예기치 않은 사업의 실패, 혹은 삶을 흔드는 치명적인 시련 같은 '불운의 탈'을 쓰고 찾아오는 위기야말로 브랜드라는 인격이 단련되는 진짜 기회다. 위기 앞에서 회피하지 않고 책임을 다하며, 시련 속에서 스스로를 재정의하는 태도에서 대중은 그 브랜드의 '인간성'에 매료된다.

위대한 브랜드 스토리는 탄탄대로가 아니라, 가장 비참했던 패배를 극복해 낸 역사 위에서 쓰인다.

'브랜드, 사람의 그릇을 닮다'
결국 한 인간의 품격을 완성하는 두 가지 축은 타인을 어떻게 대하는가(환대)'와 자신의 시련을 어떻게 치러내는가(역경 극복)'이다. 브랜드 역시 이 두 축 위에서 생명력을 얻는다.

불운처럼 보이는 고난 속에서 더욱 단단해지고, 낯선 이와 약자를 향해 따뜻한 환대를 건넬 줄 아는 브랜드! 이것이 바로 기교를 넘어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다운 브랜드'의 모습이다. 지금 당신의 브랜드는 어떤 모습을 하고 들어오는 기회를 맞이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 길목에서 사람으로서 어떤 태도로 서 있는가?

진짜 기회는 언제나 시련의 탈을 쓰고 뒷문으로 들어오며, 진짜 브랜드는 바로 그 순간 사람을 대하는 태도로 자신의 이름을 증명해 낸다.
[글 기고] 조세현 이사장 / (사)대한민국브랜드협회

조세현 이사장 / (사)대한민국브랜드협회

한국경제TV  사업2부  정성식  PD

 ssjeong@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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