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달 중 위고비나 마운자로 등 비만치료제를 오·남용우려의약품으로 지정합니다.
비만치료제 용량을 임의로 늘리거나, 의사의 처방 없이 치료제를 이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재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표적인 비만약인 마운자로와 위고비는 국내에서 100만 건이 넘는 처방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단기간에 효과가 확실하다 보니 의학적 기준을 벗어나 부적절하게 처방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전승엽 / 대한비만연구의사회 수석학술이사 : 종로에 의원들 있는 거 아시죠. 비만을 치료로 보지 않고 진료를 안하고 처방전만 남발하는데, 처방전이 만 원에 하고. 거기가 전체 처방량의 몇 십 퍼센트 될텐데요.]
약물을 임의로 증량하다가 부작용이 발생해 병원을 찾는 환자 또한 증가하고 있습니다.
[최한조 /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용량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그만큼 (부작용이) 더 잘 생기겠죠. 담낭염이 오거나 담관염이 오거나, 그 다음 췌장염이 오거나. 그런데 그런 경우가 빈도가 많이 늘었습니다.]
정상적인 처방 절차 없이 비만치료제를 손에 넣으려는 사람들도 늘고 있습니다.
올해 7월까지 불법으로 반입하려다 적발된 사례는 4,619건에 달해 지난해 연간 수치보다 약 4배 늘었습니다.
이에 식약처는 이달 중 고시를 개정해 비만치료제를 오·남용우려의약품으로 지정할 방침입니다.
앞으로 치료제를 판매하는 회사는 제품 용기와 포장 등에 오·남용 우려 문구를 표시해야 합니다.
약사가 의사의 처방전 없이 의약품을 팔 수 있는 의약분업 예외 지역에서도 처방전 지참이 의무화됩니다.
식약처는 제제 수위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경제TV 조재호입니다.
<앵커>
정부가 위고비와 마운자로 같은 비만 치료제를 쉽게 팔지도, 사지도 못하게 할 방침이지만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오남용 의약품으로 지정을 해도 위반했을 때 내릴 수 있는 제재가 강하지 않다는 이유에 섭니다.
김수진 바이오의학전문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봅니다. 김 기자, 이번 지정 어떤 의미입니까?
<기자>
비만약의 오남용이 만연하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졌죠.
워낙 접근이 쉬운데다 유행처럼 위고비, 마운자로를 처방받는 문화가 생기다보니 정부가 칼을 빼 든 겁니다.
해당 규정 원문 살펴보면, '오남용의 우려가 현저하다고 인정하는 품목을 지정함으로써 오남용을 예방하여 국민 보건에 기여함'이 목적이고요.
현재 규제합리화위원회 심사 중이라, 9월 중 고시 개정 절차가 이뤄질 가능성이 큽니다.
참고로 이미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된 대표적인 제품에는 발기부전 치료제가 있습니다.
한때 인기를 끌면서 성기능 강화제 등으로 오남용될 우려가 현저해 지정됐죠.
<앵커>
단순하게 살을 빠지게 하는 약이 오남용 의약품으로 지정할 만큼 심각한 위험이 있을지가 의문인데, 어떻습니까?
<기자>
비만은 만병의 근원이고, 심해지면 심뇌혈관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엄연한 '질병' 입니다.
하지만 모든 약은 부작용이 있거든요, 이렇게 효과가 뛰어난 치료제일수록 남용을 경계해야 합니다.
단순히 저체중 우려를 넘어 최근 일부 응급의학과 의료진들 사이에선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사용 후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늘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급성 담낭염같은 담낭·담도질환 때문이죠.
급격한 체중 감소가 담석 생성의 원인 중 하나기도 하고, GLP-1 성분이 담낭 운동과 담즙 배출을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GLP-1 제제를 사용하면 담낭절제술을 받을 위험이 70%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죠.
지금 위고비, 마운자로 국내 매출만 살펴봐도 과열된 감이 있습니다.
올해 1분기 마운자로 매출이 3,232억원, 위고비 매출은 1,040억원에 달합니다.
마운자로 같은 경우 출시 이후 전체 처방 건수가 150만건인데 절반 이상이 20·30대라는 점도 경계해야 합니다.
참고로 국내 연령대별 비만율을 살펴보면 20대와 70대 이상이 가장 낮고(각각 28.9%, 27%), 30·40대(37.8%, 36.1%)가 가장 높습니다.
<앵커>
약 표면에 문구를 표시해야 하고, 처방전이 필수적이라는 정도로는 큰 효과가 없을 것 같은데요?
<기자>
틀린 지적이 아닙니다.
발기부전 치료제 역시 지정 이후에도 계속해 불법적으로 제조, 유통된 정황이 적발돼 약사법 위반으로 몰수, 구속 등의 법적 조치가 이뤄진 바 있습니다.
비만 치료제 역시 가짜약을 제조·유통하면 불법 전문의약품 판매자에게는 행정처분, 구매자에게는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죠.
하지만 비만 치료제는 가짜약 제조·유통보다는 중고거래 등으로 개인이 거래하거나, 비만이 아닌데 사용하거나, 과도한 용량을 사용하는 경우가 현재로선 주로 보이고 있거든요.
때문에 오남용 의약품에 적용되는 '예외지역에서도 처방전이 있어야 조제·판매 가능' '제품 용기와 포장에 오남용 우려 문구 표시'등으로는 제어가 안 될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용기에 오남용 문구를 넣지 않으면 판매 금지 조치가 되거나, 처방전 없이 판매하면 징역, 벌금, 업무정지 등의 처분을 받습니다.
하지만 이런건 제약사나 약국에 해당하는겁니다.
무작정 처방전을 남발하는 의료진이나, 비만이 아닌데도 사용하는 실구매자들에 대한 제재는 미비한거죠.
때문에 정부에서 GLP-1제제 오남용을 제대로 잡으려면 부작용이 큰 고용량 라인의 처방 남발 경우나, 의료기관에서 비만이 아닌 사람에게 처방했을 때 등 자주 나오는 사례를 중심으로 별도 관리가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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