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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살 눈에 물파스, 입엔 휴지 쑤셔 넣어…재판서 드러난 아동학대

입력 2026-09-21 20:24   수정 2026-09-21 22:51

천안 교회 아동 결박 학대 첫 재판 피고인들 혐의 일부 인정
사진=연합뉴스
충남 천안의 한 교회에서 지적장애 아동을 쇠사슬로 결박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목사가 첫 재판에서 학대 혐의를 인정했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조영진 부장판사)는 21일 목사 A(63)씨와 숨진 B(11)군의 외조모 C(55)씨의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 사건 첫 공판을 열었다.

A씨와 C씨는 지난달 3일 오후 9시 34분께부터 5일 오후 9시 7분께까지 약 38시간 동안 천안의 한 교회 침대에 B군을 쇠사슬로 결박하고, B군이 고열과 탈진 증세를 보이는데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공소사실에서 B군을 쇠사슬로 결박하는 데 A씨와 C씨뿐 아니라, A씨의 양아들이자 신도인 D씨도 공범으로 적시했다. D씨는 사건 발생 초기부터 경찰 수사선상에 올랐으나 아직 재판에 넘겨지지는 않았다.

검찰은 이들이 2021년 12월부터 B군에 대한 폭행과 학대를 이어 왔거나 서로의 범행을 알면서도 방치했다고 보고 있다. 또 지난 7월 26일과 29일 B군이 교회 밖으로 나가 학대 사실을 외부에 알린 것을 계기로 본격적인 학대가 시작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에 따르면 당시 화가 난 이들은 나무 막대기로 B군의 손바닥과 발바닥 등을 수십 차례 때렸고, C씨도 B군이 숨지기 전인 8월 2일께 손바닥으로 B군의 얼굴을 4∼5회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A씨는 B군이 경찰관에게 '보육원으로 보내달라'고 말한 사실을 알고 화가 나 B군의 눈과 입에 물파스를 바르고, 휴지를 입에 쑤셔 넣은 뒤 뺨을 때리는 등 학대를 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후 B군에 대한 감시를 쉽게 한다는 목적으로 침대에 결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B군이 결박돼 있는 동안 성인용 기저귀를 채워두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B군이 41.5도에 달하는 고열과 탈진 등에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장시간 결박돼 있으면서 상태가 악화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학대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사망 결과를 예견했는지에 대해서는 부검 결과를 본 뒤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A씨 변호인은 "학대 행위 부분은 수사 단계부터 일관되게 기억나는 부분은 대체로 모두 인정하고 있다"면서도 "B군 사망 가능성을 예견했는지 판단하려면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한데 부검 결과를 아직 기록에서 확인하지 못 해 다음 기일까지 의견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C씨 측은 "공소사실을 인정한다"며 "다만 결박과 관련해서는 출근하느라 자리를 비웠던 사실이 있고, 학대 행위도 구체적인 사정까지는 알지 못한 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는 점을 양형에서 참작해 달라"고 했다.

이 재판의 다음 기일은 다음 달 21일이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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