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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못 믿겠다"…걸프국들, 이란과 '새 안보질서' 모색

입력 2026-09-22 10:13  

이란 국기. 사진=연합뉴스
이란과의 전쟁을 거치며 안보 취약성을 확인한 걸프국가들이 미국 중심의 기존 안보 체제에서 벗어나 이란을 포함한 새로운 지역 안보질서를 모색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현지시간) 전했다.

FT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사우디 등 걸프 주요국들은 전후 이란을 배제하기보다는 대화와 상호불가침을 토대로 한 안보 체제에 이란을 끌어들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카타르의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총리는 이날 뉴욕 유엔 총회 기간에 열린 한 행사에서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시작한 대(對) 이란 전쟁이 새 지역 질서를 모색하도록 하는 "경종"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걸프 국가들이 "지역 차원에서 책임 있게 함께 행동하고 이란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그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역내 파트너들도 이에 동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걸프국들과 이란을 하나로 묶고, 어느 쪽도 다른 쪽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하는 안보 체제가 없다면 이 지역은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계속 갈 수 없을 것"이라며 새 안보 구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UAE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왔다. 안와르 가르가시 UAE 대통령 외교고문은 별도 행사에서 이란과 미국의 협상이 "실제로는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 모두 어떤 지역을 원하는지를 놓고 벌이는 이런 논의에는 새로운 사고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르가시 고문은 앞서 이달 다른 공개석상에서 "이란은 여전히 우리 이웃이며, 언젠가는 회복할 수 있는 것을 회복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지리적 현실은 우리에게 이란에 대한 관여 외의 다른 대안을 주지 않는다"고 강조한 바 있다.

중동 외교가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전쟁 발발 이후 중동 국가들과 이란 사이의 상호 불가침 협정 구상을 논의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FT는 당초 미국에 이란과의 개전을 만류했던 걸프국가들이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전후 이란과의 관계를 직접 관리해야 하는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사남 바킬 연구위원은 미국의 안보 보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걸프국 지도자들이 스스로 지역 안보를 관리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동시에 전쟁 전보다 약해진 이란을 상대로 중동 국가들이 자신들의 안보 체제를 주도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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