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임대주택을 공급하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지난 일 년 동안 다주택자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횟수가 약 700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도시기금 손실의 책임을 물어 제기된 소송도 진행 중이다.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장경태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임대인 귀책으로 인한 전세임대 보증금 미회수 건수는 697건으로 집계됐다. 2020년 14건, 2021년 18건, 2022년 37건, 2023년 103건, 2024년 175건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재작년 대비 400%가량 폭증했다.
전세임대제도는 LH가 집주인에 보증금을 내 계약을 맺고, 입주자는 LH에 소정의 보증금과 임대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LH는 “전세임대 물건은 취약계층 주거 지원 특성상 연립·다세대 주택에 집중돼 있어 갭투자에 취약한 구조”라며 “임대인이 갭투자 등을 하며 채무초과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집주인이 갭투자를 하는 과정에서 전세금을 LH에 돌려주지 못한 것으로, 쉽게 말해 LH가 전세사기를 당한 셈이다.
이에 주택도시기금 운영기관인 HUG(주택도시보증공사)도 기금 손실에 대한 책임을 물어 선관주의의무 위반에 관해 LH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소송은 1건이지만, 그 안에는 총 21개의 사건이 묶여있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악성 임대인이 ‘갈아타기’하거나 또 다른 집을 하나 더 취득하는 과정에서 대출 규제가 현실화하자 유동성이 악화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지난해 6·27 대책 등을 통해 다주택자의 대출 문턱을 높였다. 다주택자의 투기성 거래를 방지하고 시장 안정화를 꾀하기 위함이다. 이 과정에서 LH가 선정한 다주택자 임대인이 갭투자를 시도하다 기존 대출을 연장하지 못했거나, 신규 대출을 일으키지 못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장경태 의원은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잇달아 대책을 내놓은 만큼, LH 역시 정책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선제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했어야 한다”며 “정부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LH도 정책 방향에 발맞춰 유기적으로 대응하는 ‘원팀’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LH는 “오는 10월부터 신용정보원이 전세보증금 관련 모든 보증 정보를 보증기관에 공유한다”며 “악성 임대인 보증 심사를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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