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추정 폭발 사고를 둘러싸고 여야의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가 북한을 의식해 현장 조사와 진상 규명을 고의로 늦추고 있다고 주장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근거 없는 음모론으로 안보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며 맞섰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6일 페이스북에서 "'부를 땐 나라의 아들, 다치면 느그 아들, 죽으면 누구세요?' 이런 말 다시는 나오지 않게 해야 한다던 이재명 대통령이었다"며 "이 나라의 국방부와 군은 DMZ 지뢰 사고로 발목이 절단된 부상 장병들을 '느그 아들' 취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이미 7월에 동해상에서 실종 끝에 사망한 해군 장병을 '누구세요?' 취급하며 골프 라운딩을 즐기던 사람을 기억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언행 불일치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신속하게 지뢰 폭발의 범인이 누구인지 육하원칙에 입각해 명확히 발표하라"고 촉구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이재명 정부는 지금 이 순간에도 현장 조사조차 미루며 '위험해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는 기만적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며 "시간이 흘러 증거가 유실되고 북한의 도발 흔적이 묻히기를 기다리는 늑장 대응이자 북한 소행을 은폐하려는 명백한 공작"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장병들이 피를 흘렸음에도 북한의 눈치를 보며 입을 꾹 닫고 있는 비겁하고 무책임한 처사"라며 "대체 김정은의 눈치를 살피는 대가로 우리 장병의 목숨을 앞으로 얼마나 더 내놓아야 하느냐"라고 따졌다.
5선 윤상현 의원은 SNS에서 "과거 야당 대표 시절 이 대통령은 채 상병 순직을 두고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던 그 단호함은 지금 어디로 갔느냐"라고 지적했다.
배준영 의원도 SNS 글에서 "지뢰로 국군의 발목이 절단된 사고가 5일이 지났지만 현장 감식은 없었다"며 "혹시 이 대통령의 23일(현지시간) 유엔 연설과 관련이 없느냐. 유엔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를 역설하는데, 지뢰 사건의 범인이 북한으로 밝혀진다면 연설이 설득력이 없어질 것을 우려한 것은 아니냐"라고 추궁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누가 유엔사의 즉시 현장 조사 요구를 거부하라고 시켰는지 밝히라"며 "그렇게 일주일 넘어도 접근도 못 할 위험한 '지옥'이라면, 누가 우리 장병들을 그 지옥에 대책 없이 보냈느냐"고 반문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사고 원인이 확인되기 전에 북한 소행으로 단정하고 정부의 은폐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며 반격했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이 안보를 정쟁의 도구로 삼는 행태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야당의 주장을 "안보 불안을 부추기는 음모론"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 군은 철저한 대비 태세를 유지하며 혹시 모를 2차 사고의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이런 군의 노력을 폄훼하는 데만 바쁘다. 국가 안보는 안중에도 없이 정치적 계산기만 돌리는 매국적 행태가 국민의힘의 현주소"라고 지적했다.
전은수 원내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에서 "안보는 추측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장병의 생명과 안보를 정쟁에 이용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전 원내대변인은 "정부와 군은 북한이 매설한 지뢰일 가능성을 배제한 적이 없다"며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북한 소행이 확실하다'고 결론부터 내리고, 정부가 이를 은폐하려 한다고 주장하는 근거가 대체 무엇이냐"라고 반문했다.
민주당은 우크라이나의 북한군 포로 송환과 관련해 정부의 '비공개 방침'을 보수 야권이 비판한 것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박 수석대변인은 "귀순자의 안전보장을 보장하고 불필요한 자극과 대립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안을 비공개로 추진하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조치"라며 "정상적인 정치집단이라면 은폐 여부를 따지기 전에 이를 먼저 공개한 상대방에게 책임을 물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도 정부가 관련 사실을 보다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5선의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지뢰 사고로 우리 군인이 사고를 당했다면 사실대로 밝혀야 우리 국민이 이해한다"며 "우크라이나에서 북한군 포로 2명이 우리나라에 왔다면 왜 인도적 차원에서 포로를 우크라이나로부터 인수했다는 사실을 밝히지 못하냐"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정부가 여당에도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면서 "우리 여당 의원들은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라는 정부의 여당 무시냐. 야당과 무소속 한동훈 의원과 싸우려 해도 알아야 면장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만 바라보지 마시고 총리 이하 전 정부 인사들은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며 "국민도 여당도 무섭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hankyungtv.com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