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에 쥐고 꾹 누르면 찌그러졌다가 천천히 원래 모양으로 돌아오는 장난감이 일본에서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스퀴시(말랑이)'라고 불리는 이 장난감은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어린이뿐 아니라 성인 소비자까지 사로잡았다. 전문점이 잇따라 문을 열고 촉감과 소리를 앞세운 제품도 속속 등장했다.
26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최근 스퀴시 전문점이 잇따라 문을 열었다. 지난 11일에는 도쿄도 무사시노시 기치조지의 한 상업시설에도 전문점이 들어섰다. 매장에는 케이크와 두부, 찹쌀떡 등 실제 먹거리를 본뜬 스퀴즈 30여종이 진열됐다. 가격은 개당 1,800~3,500엔(약 1만6,000~3만2,000원) 수준이다.
구매층도 다양해졌다. 어린 자녀를 동반한 부모뿐 아니라 젊은 여성들도 적지 않다. 한 34세 여성은 SNS에서 여성 아이돌이 추천한 제품을 보고 매장을 찾았다. 20세 대학생은 손에 쥐는 맛이 있어 전철을 기다릴 때 무심코 스퀴시를 주무른다고 했다.
최근 스퀴시의 인기는 SNS 영상과 맞물려 커지는 추세다. 손으로 눌렀을 때 찌그러지는 모습과 천천히 복원되는 과정, 제품마다 다른 촉감과 소리가 영상의 소재다. 단순히 보기 좋은 제품을 넘어 직접 만지고 듣는 경험 자체가 소비 포인트가 된 것이다.
제품도 진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폴리우레탄 소재가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물을 머금은 듯한 촉감을 내는 실리콘 제품이 인기다. 표면에 왁스를 입혀 쥐었을 때 바삭하게 갈라지는 느낌을 내는 제품도 등장했다.

시장 규모도 성장세다. 스퀴시를 판매하는 한 업체는 지난해 12월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 뒤 올해 5월 도쿄 이케부쿠로와 시부야에 매장을 열었다. 기치조지점까지 포함해 매장은 3곳으로 늘었다. 지금까지 판매한 스퀴시만 30만개를 넘어섰고, 회사 전체 매출에서 스퀴시가 차지하는 비중도 30%를 웃돈다. 이 업체는 삿포로와 히로시마에도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다른 업체들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 8월에는 또 다른 제조사가 도쿄 하라주쿠에 스퀴시 전문점을 열었다. 전문점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시장 경쟁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스퀴시 자체가 새로운 제품은 아니다. 일본에서는 2000년대 초반 오락실 경품 등으로 등장해 초등학생 사이에서 여러 차례 유행한 바 있다. 다만 이번 유행은 SNS가 확산의 중심에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 다르다. 특히 성인 소비자가 유입되면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제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스퀴시의 쓰임새도 장남감에서 넓어졌다. 일본 최대 완구 제조사 반다이는 2022년부터 재난 상황에서 어린이들이 불안감을 덜도록 돕는 스퀴시 인형을 개발해 지방자치단체 등에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게이오대 나카타니 마사시 준교수는 이런 유행에 대해 "부드러운 촉감과 기분 좋은 느낌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있다"면서 "AI 확산으로 직접 무언가를 만지고 그 반응을 느끼는 일이 적은 업무가 늘면서, 오히려 사람들이 손으로 직접 느낄 수 있는 것에 매력을 느끼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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