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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자택 변기에 '의문의 대변'…정치권 뒤숭숭 [글로벌 pick]

입력 2026-10-06 11:58  

일주일 간 정치인 20명 자택 침입 당해 핀란드 여당 "러 스파이 수법" 주장
핀란드 국회 앞 환경단체 시위. 사진=연합뉴스(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핀란드에서 현직 국회의원을 노린 자택 침입이 속출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일부 의원의 집에서는 침입자가 고의로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대변'까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사이 핀란드 국회의원 20명이 자신의 집에 누군가 침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신고했다.

특히 피해를 신고한 의원 중 1명은 자택 화장실 변기에 '의문의 대변'이 남겨진 것을 발견했다.

경찰은 연이어 발생한 의원 자택 침입 의혹과 관련해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핀란드 정치권 일각에서는 러시아 정보기관이 사건에 관여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집권당의 한 중진 의원은 "정치인들에게 그들이 감시받고 있다고 보여주려는 러시아 정보기관의 수법"이라며 러시아 측의 공작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스파이들을 상대국 정치인이나 외교관의 집에 침입시켜 일부러 흔적을 남겨놓고 오는 방식으로 공포감을 조장하는 것은 러시아의 오래된 공작이라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외교관, 언론인의 화장실에서 러시아 스파이와 요원들이 소변을 본 뒤 그대로 남겨두고 나오는 방식을 쓴다는 것이다.

2023년에는 러시아를 방문했던 미국 고위급 당국자가 자신의 여행 가방에서 인분을 발견했으며, 이는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의 소행이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하기도 했다.

BBC 러시아 특파원을 지낸 사라 레인스포드는 2024년 펴낸 회고록 '굿바이 투 러시아'에서 비슷한 진술을 했다. 당시 자신의 아파트에 스파이들이 침입해 "화장실마다 커다란 용변을 남기고 물을 내리지 않는" 방식으로 그들이 다녀갔다는 표식을 남겨놨다고 한다.

러시아의 이러한 시도는 반대파 인사를 겨냥해 이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켜 정신을 무너뜨리려는 냉전 시절 기법 중 하나다.

다만 현재 경찰 조사 단계인 만큼 러시아가 이번 사건에 실제 개입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핀란드는 러시아와 1천340㎞에 걸쳐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쪽 끝 회원국이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이후 기존 비군사동맹 원칙을 폐기하고 2023년 나토에 가입하면서 러시아와의 안보 긴장도 높아진 상태다.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은 정치인 자택 침입과 관련해 "국회의원을 상대로 한 공격은 민주주의를 겨냥한 공격"이라며 "이는 어떤 형태로든 허용돼서는 안 되며, 모든 국회의원과 함께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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