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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팔고 대만 산다"…삼전·닉스 외인 비중 '뚝' [딥시그널]

김종학 기자

입력 2026-10-12 14:32   수정 2026-10-12 14:34

    삼성전자 외국인 비중 2008년 이후 최저 AI 공급망 쥔 대만 증시, 한국 코스피 추월
    <앵커>
    코스피가 장중 3% 가까이 하락하며 6,500선을 내줬습니다. 외국인이 5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리면서,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보다 외국인 수급이 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달리 AI 공급망 상단에 자리한 대만 증시는 최근 한 달 코스피를 9%포인트 넘게 앞서는 등 국가별 시장 성과의 차이도 커지고 있습니다.

    마켓워치 첫 소식, 김종학의 딥시그널로 시작합니다.

    김 기자, 외국인 수급이 얼마나 악화한 겁니까?

    <기자>
    네, 한국거래소 집계 기준으로 이달 2일부터 불과 일주일 사이 6조 7,970억 원이 한국 시장을 빠져나갔습니다.

    기간을 넓혀도 매수한 날, 매수액도 터무니 없이 작고 이러한 외국인 순매도는 아시아 주요 시장 가운데 가장 큽니다.

    9월부터 한 달여간 코스피에서 SK하이닉스가 12조 원, 삼성전자가 5조 2천억 원의 외국인 이탈을 보였습니다.

    메리츠증권이 월별로 정리한 자료를 보면 올해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누적 194조 원 상당의 주식을 팔았는데, 이 가운데 반도체 업종 비중이 90%에 달합니다.

    이 여파로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8일 기준 46.38%로 2008년 1월 기록한 46.35% 이후 가장 낮고, 연초 52.4%에서 6%포인트 넘게 줄었습니다.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를 지탱해주던 SK하이닉스도 외국인 이탈을 버티지 못하고, 올해 고점 54.64%에서 49.59%까지 낮아져 있습니다.

    두 회사가 합쳐 55조 원 규모로 진행한 자사주 매입도 마무리 국면인데, 삼성전자는 신고 수량을 이미 채웠고, SK하이닉스는 지난주까지 82% 규모를 소화하며 시장의 취약한 수급이 더 도드라져 있는 상태입니다.

    지난 7월 고점에서 급락한 뒤 코스피 6500선과 7200선 사이에서 완만한 회복을 시도해왔지만, 기술적으로도 현재 지수가 120일 이동평균선을 넘지 못했고, 60일선조차 지키지 못하면서 반등 탄력이 약해지는 우려스러운 구간에 진입해 있습니다.

    <앵커>
    한국 주식시장이 다른 시장에 비해 존재감이 약해지고 있다는 블룸버그의 보도까지 나와있는데, 왜 이런 평가까지 받는 겁니까?

    <기자>
    올해 상반기 세계 주요 지수 가운데 상승률 1위를 기록했던 코스피는 하반기 들어서 22% 하락한 뒤 이렇다 할 반등없이 세계 최하위 수익률을 기록 중입니다.

    같은 기간 미국은 대형 기술기업을 기반으로 S&P500이 8월 4일부터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쓰기 시작해 지난주 S&P500지수가 7844포인트 수준 여전히 고점에 머물러 있고, 대만 가권지수도 이달 6일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습니다.

    HSBC자산운용 등에서도 보고서로 이런 격차를 지적하는데, 최근 한 달 가권 지수가 7% 상승한 사이 코스피는 3% 가량 하락하며 두 시장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 아시아 시장 전략가(티모시 모)가 지난 7월 코스피 12개월 목표치를 12,000선으로 제시한 뒤 이런 견해를 유지 중이기도 하고 모건스탠리도 비중확대 의견을 지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자금을 울리는 글로벌 운용사들의 발언에서 읽히는 기류는 다릅니다.

    레일리언트 글로벌 어드바이스의 필립 울 운용 총괄은 “메모리 반도체 매매를 하려 최근에 한국 시장에 들어온 투자자들은, 쉽게 벌 수 있는 기회가 사라졌다는 큰 도전에 직면했다”면서 오히려 국내 반도체 두 종목에 비중 축소 의견들을 내고 있습니다.

    픽테 자산운용의 존 위타르 매니저는 “현재 이익으로는 저렴한 가치주가 됐지만, 헤지펀드는 싸다는 것만 보고 쫒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저평가 함정에 자칫 빠질 수 있고, 오히려 성장성이 크거나 덜 오른 종목으로 이동한다는 뜻인데 AI 인프라 상단에 있는 미 대형 기술기업들과 공급망 상위 기업을 제외한 헤지펀드들의 매도도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삼성전자 실적은 엔비디아도 넘지 못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의외입니다.

    AI 테마가 아직 강력합니다만, 왜 한국이 대만이나 다른 아시아 증시와 다른 흐름을 보이는 겁니까?

    <기자>
    대만 가권 지수가 올해 70%, 3분기에 3.9% 상승하며 같은기간 19% 넘게 내린 한국 시장을 추월했고요.

    그 폭이 23%포인트로 2000년 이후 최대 격차인데다, 가권지수의 구성종목의 10%가 올해 주가 2배 이상 오르는 등 시장 흐름이 바뀌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지난달 전세계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대만 주식에 대한 비중 확대가 당시 40%, 한국은 25%에 그쳤고, AI 투자 국면에서 가장 수혜를 볼 국가에서도 대만을 35%, 한국은 5%로 지목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UBS글로벌웰스매니지먼트의 최고운용책임이 블룸버그와 가진 인터뷰도 이를 뒷받침하는데, “현시점에서는 전술적으로 인공지능 인프라에 노출하고자 한다면 대만을 더 선호한다”고 말합니다.

    TSMC를 비롯해 위탁반도체 생산과 관련한 생태계가 근간으로 대만에는 AI 반도체 설계를 돕는 미디어텍, 알칩, 그리고 첨단 패키징, 서버 랙에서 폭스콘, 콴타 등이 있죠.

    엔비디아의 차세대 플랫폼 베라 루빈 공급망에서 대만 파트너사가 150곳에 달하는 등 완결성을 가진 하드웨어 생태계, 주요 기술 기업의 지출이 모두 대만 기업들에 모이는 형국이 됩니다.

    물론 한국 시장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소수의 기업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덜 성장한다는 점이 여러 보고서에서 읽힙니다.

    골드만삭스는 앞으로 3년에서 5년간 맺은 장기 공급 계약 등을 바탕으로 2030년까지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대만과 함께 한국도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 중입니다.

    다만 더 자세히 따져보면 아쉬운 대목이 읽히는데, AI 기업들의 연간 이익 증가율 전망에서 대만은 올해 70%에서 내후년 26%로, 한국은 올해 350%에서 내년 38%, 내후년 12%로 급격히 둔화한다는 전망입니다.

    <앵커>
    이번 주 미국이 본격 실적 시즌에 들어갑니다,

    마침 대만 최대 기업인 TSMC가 15일 실적을 내는데, 우리 시장을 빠져나가려는 외국인 자금 흐름을 바꿀 변수라고 봐야할까요?

    <기자>
    AI 테마 전반, 그 중에서 대만 시장의 차별화가 더 도드라져보이는 한 주가 될 전망입니다.

    이번주 15일 오후 3시, 한국 시장 장 마감을 앞두고 대만 TSMC 실적이 나옵니다.

    TSMC의 월별 매출은 이미 공개가 되어있는데, 이를 더한 3분기 매출은 1조 4,940억 대만달러로 1년 전보다 50.9% 늘었고, 회사 가이던스 상단을 넘길 전망입니다.

    3분기 컨센서스도 순이익 64% 증가 전망이 많은데, 매출총이익률을 65% 수준에 묶고 설비투자를 늘려가며 올해 매출 42%, 내년 36.9% 수준의 성장을 기대하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두고 협의 중이라는 일론 머스크 언급 등 추가 동력이 남아있다는 시각도 있다보니, JP모건은 현재 가격보다 20% 이상 더 상승 여력이 있다는 전망도 내놨습니다.

    한국 시장도 함께 오르려면 TSMC 실적과 함께 매크로 변수에서 반전이 필요합니다.

    하필 15일 새벽엔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 16일엔 케빈 워시 의장의 방콕 IMF 연차 총회 연설까지 예정되어 있어서 주 후반에 시장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가능성을 안고 있기 때문인데요.

    지난 주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산 디젤 공급 계약과 함께 우크라나아와 러시아의 에너지 휴전을 발표하면서 에너지 가격 하락에 다시 무게가 실립니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 사이의 갈등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계절적으로 허리케인이 멕시코만으로 진입하는 등 인플레이션 우려를 완전히 덮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추가로 미국 단기 투기성 자금, 추세추종 자금도 변수인데, 지난 주말 기준 대형 기술주, 채권 시장의 상승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형주 쏠림이 워낙 심하다보니 약간의 하락만으로도 기술주 기반 나스닥 전반이 크게 흔들릴 위험도 함께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필요합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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