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은행이 보이스피싱 1세대 '김미영 팀장' 조직의 총책 검거를 이끈 경찰 출신 전문가를 영입한 데 이어 생성형 AI을 활용한 금융사기 차단에 나선다.
기존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을 생성형 AI 기반으로 고도화해 신종 금융사기 수법과 이상징후를 분석하고 피해를 사전에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12일 서울 중구 본점에서 '금융사기예방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빠르게 진화하는 금융사기 수법과 주요 피해 예방성과, 향후 추진계획 등을 공유했다.
우선 생성형 AI를 활용한 차세대 FDS 구축에 나선다.
기존 FDS가 사전에 설정된 탐지 규칙과 금융거래 정보를 중심으로 이상징후를 포착했다면, 앞으로는 AI를 통해 새로운 금융사기 유형과 이상징후를 분석하고 탐지체계를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FDS는 계좌이체, 출금, 입금, 카드결제, 해외송금 등 고객의 금융거래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과거 거래와 다른 이상 징후가 포착될 경우, 고객에게 직접 연락해 본인 여부와 거래목적 등을 추가로 확인하는 시스템이다.
만약 고객의 금융거래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되면 거래를 지연·차단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까지 수행한다.
우리은행은 오는 11월 신규 AI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하고 연말까지 안정화 작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경찰 출신 전문가로 구성된 '금융사기예방전담팀'을 신설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우리은행은 앞서 은행권 최초로 경찰 출신인 전재홍 금융사기예방부 총괄수석을 영입하고, 전담부서인 금융사기예방부를 신설한 바 있다.
전 총괄수석은 경찰에서 24년간 근무한 뒤 총경으로 퇴직한 금융사기 수사 전문가로, 보이스피싱 1세대 조직인 '김미영 팀장' 조직의 총책 등 운영진 검거와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 수사를 이끌었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금융사기 예방은 고객의 자산뿐 아니라 금융에 대한 신뢰를 지키는 일인 만큼 최우선 경영과제로 추진하고 있다"며 "위험징후를 한발 앞서 포착해 고객의 자금이 사기범에게 넘어가기 전에 차단하는 예방체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사기 수법은 날로 정교해지고 피해 규모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국내 금융사기 피해액은 지난 2022년 7,911억원에서 지난해 2조 3,755억원으로 3년 만에 약 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금융사기 피해가 발생하면 자금 회수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전 총괄수석은 "피해금이 여러 대포통장으로 분산되거나 가상자산으로 전환돼 해외로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다"며 "2022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보이스피싱 피해 환급률은 약 22% 수준"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신종 수법으로는 '피그부처링(Pig Butchering)'과 '리커버리 스캠(Recovery Scam)'이 꼽혔다.
피그부처링은 SNS 등을 통해 피해자와 장기간 친분을 쌓은 뒤 투자를 유도하고 투자금이 커지면 출금을 차단하고 잠적하는 방식의 사기를 말한다.
연인관계를 가장해 감정적 신뢰를 쌓은 뒤 "함께 미래를 준비하자"며 가상자산이나 주식 등에 투자를 권유하고, 이후 자금을 편취하고 사라지는 '로맨스스캠형 피그부처링'도 있다.
리커버리 스캠은 피해구제센터나 회수전문가, 수사기관, 로펌 등을 사칭해 피해자에게 접근한 뒤, "범죄자의 지갑과 피해금을 찾았다"며 회수 가능성을 내비치고 이후 착수금이나 추적비, 세금, 보증금, 해외송금 비용 등을 요구하는 방식의 사기다.
전 총괄수석은 "가장 악질적인 건 리커버리 스캠"이라며 "누구든 금융사기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이러한 점을 금융사고예방교육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