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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의금·부의금 이제 그만"…한국인들 경조사 공식 깨졌다

입력 2026-10-13 10:27  

보여주기보다 실속…'노웨딩·무빈소' 확산
사진=연합뉴스
결혼식에 수천만 원을 쓰는 대신 신혼집 마련에 보태고, 장례식장에 빈소를 차리는 대신 가족끼리 고인을 배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결혼과 장례를 둘러싼 오랜 관행에서 벗어나 비용과 절차를 줄이고 당사자와 가족에게 집중하는 문화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근 결혼식을 생략하는 '노웨딩'과 조문객을 받지 않는 '무빈소 장례'가 주목받고 있다. 치솟는 비용과 복잡한 준비 과정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형식보다 실속을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결혼 문화에서 이러한 변화가 두드러진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에는 소수의 하객만 초대하는 '스몰웨딩'을 넘어 아예 예식을 치르지 않는 부부의 경험담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혼인신고를 마친 뒤 양가 가족과 식사하거나 여행을 떠나는 방식으로 결혼을 기념하는 것이다.

이들 부부들은 결혼식에 쓸 비용을 주거 마련이나 자산 형성에 활용하는 편이 합리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러한 선택의 배경에는 해마다 치솟는 예식 비용 부담이 자리 잡고 있다.

12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10월 기준 전국 예식장과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평균 계약금액은 2천112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1천946만원보다 8.5% 증가했다.

예식장 평균 계약금액은 같은 기간 1천606만원에서 1천788만원으로 11.3% 상승했다. 지난 8월 기준 서울 예식장의 1인당 식대 중간값도 8만원으로 전년보다 3천원 올랐다.

경제적 부담 외에도 예물·예단 준비, 하객 관리 등에 따른 피로감도 결혼식 생략을 선택하는 이유로 꼽힌다. 축의금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담을 피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경조사비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심리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장례 문화 역시 간소화되는 추세다. 전통적인 삼일장 대신 빈소를 차리지 않고 직계가족끼리 입관과 발인, 화장 등 필수 절차만 진행하는 '무빈소 장례'가 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지아 의원실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무빈소 장례는 2만5천45건으로 집계됐다. 2021년 1만5천672건과 비교하면 약 60% 증가했다.

전체 장례식장 이용 건수에서 무빈소 장례가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9%에서 7.1%로 높아졌다.

기존 관행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는 통계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한국상조보증공제조합이 전국 30∼79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2.4%가 '기존 장례문화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장례비용 자체가 부담스럽다는 응답 역시 78.9%에 달해 대다수 국민이 비용적 피로감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가족과 친족 중심의 유대가 약해지고 실용적인 소비를 중시하는 가치관이 확산하면서 관혼상제 문화도 달라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의례를 지나치게 간소화할 경우 인간관계가 단절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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