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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함께한 아내 살해하고 캐리어 담아 유기…60대 남편의 최후

입력 2026-10-13 11:55  

재산분할 청구했다고 살해하고 야산에 유기 징역 25년·보호관찰 5년 선고
사진=연합뉴스
이혼한 전처를 살해한 뒤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야산에 버린 60대 남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오세용 부장판사)는 살인 및 시체유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모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5년을 명령했다.

이씨는 지난 3월30일 오전 11시20분께 서울 서초구 우면동의 한 아파트에서 50대 전처를 폭행하고 목을 졸라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부모님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아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같은 날 오후 5시께 충북 음성 야산의 한 묘지 배수로에 시신을 유기한 이씨를 긴급체포했다.

이씨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전처가 제기한 재산분할소송의 경위를 알아보려고 대화하던 중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28년간 부부의 연을 맺고 함께 살던 피해자의 얼굴을 여러 차례 때리고 양손으로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시체를 캐리어로 운반해 야산 배수로에 유기한 범죄"라며 "죄책이 매우 무겁고 죄질이 상당히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는 결혼 생활 동안 피고인을 대신해 가계를 책임지고 자녀 양육을 도맡았다"며 "피고인은 가정을 돌보지 않았는데도 피해자의 이혼 재산분할 청구에 반발해 범행 동기가 극히 불량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또한 이씨가 아무런 구호 조처를 하지 않고 곧바로 시체를 유기했으며 휴대전화 유심칩을 제거하고 혈흔을 닦은 수건을 버리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은폐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우발적 살인 범행을 저지른 사람이 당황한 상태에서 보인 행동이라기보다 범행 발각과 체포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며 "이 과정에서 피고인은 피해자 사망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사망한 피해자가 피고인의 공격 이후 마지막 숨이 멈출 때까지 충격과 공포를 상상하기 어렵고, 피고인과 피해자의 아들이 이 사건으로 깊은 슬픔과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재판부는 이씨가 향후 두 아들에게 보복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보호관찰 5년을 함께 명령했다.

앞서 둘째 아들은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아버지가 풀려나면 불리한 진술을 했다는 이유로 형이나 나를 해코지할 것 같고, 수십 년 후에 나오면 나와 처자식을 살해할 것 같다"며 두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살인죄는 존엄하고 절대적 가치를 지닌 사람의 생명을 비가역적 침해하는 범죄"라며 "그 자체로 다른 어떤 범죄와도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다만 이씨가 범행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이전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량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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