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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8년, 해제 정비구역 389곳..."아파트 43만호 기회 날렸다"

김원규 기자

입력 2026-10-16 10:00  



서울시가 박원순 전 시장 재임 기간 정비구역 389곳이 해제되면서 약 43만 가구의 주택 공급 기회를 잃었다고 평가했다. 정비사업 대신 추진한 도시재생사업에는 1조 원 넘는 예산이 투입됐지만, 결과적으로 주택공급 기반이 축소되고 착공 물량까지 급감했다는 분석이다.

서울시는 지난 20년간 주택공급 정책의 성과와 한계를 분석한 '서울 주택 공급정책 20년의 평가와 성찰' 백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백서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서울 전체 정비구역 683곳 가운데 389곳(57%)이 해제됐다. 서울시는 이 과정에서 당초 계획됐던 약 43만 가구의 주택 공급 기회가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해제된 정비구역 가운데 177곳에서는 현재 정비사업이 다시 추진되고 있다. 전체 해제구역의 약 45.5%에 해당한다. 서울시는 정비구역 해제 이후에도 주거환경 개선을 원하는 주민 수요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당시 정책의 실효성에 한계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정비구역 해제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서울시가 해제된 389곳을 분석한 결과, 주민 의견조사 없이 직권해제한 구역이 66곳(17%), 주민 의견조사를 거쳤지만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고 평가한 구역이 264곳(68%), 일몰제에 따라 해제된 구역이 59곳(15%)으로 집계됐다.

대표적으로 창신·숭인 재정비촉진지구 7개 구역과 사직2구역은 주민 의견조사 없이 직권해제됐다. 장위15구역은 일부 부재자에 대한 송달 절차가 부실했고, 신기1구역은 주민 투표 참여율이 12%에 그쳤는데도 해제가 추진됐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정비구역 해제와 신규 지정 위축은 장기적으로 착공 물량 감소로 이어졌다는 게 서울시의 판단이다. 실제 서울 정비사업의 연평균 착공 물량은 2016~2020년 2만9천 가구에서 2021~2025년 1만5천 가구로 약 48% 감소했다. 서울시는 정비구역 지정부터 착공까지 수년이 소요되는 특성상 과거 정책의 영향이 시차를 두고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도시재생사업의 재정 효율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원순 시정 당시 정비사업의 대안으로 추진된 도시재생 관련 사업에는 총 1조960억 원이 투입됐다. 도시재생활성화사업에 9,110억 원, 주거환경개선사업에 1,850억 원이 각각 사용됐다.

서울시는 일부 지역이 도시재생사업을 거친 뒤 다시 정비사업을 추진하면서 기존 투자금이 매몰비용으로 남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전체 사업비 가운데 실제 매몰비용이 얼마인지는 별도로 제시하지 않았다.

서울의 주택 수요와 노후주택 증가도 공급 확대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제시됐다. 최근 15년간 서울 거주인구는 약 18% 감소했지만 가구 수는 약 14% 증가했다. 향후 10년 이내 정비가 필요한 노후주택은 약 193만 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시는 2021년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정비사업 활성화를 통해 공급 기반 회복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주거정비지수제 폐지와 신속통합기획 도입, 사업성 보정계수 적용, 현황 용적률 인정 등 규제 완화와 사업성 개선 방안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 2021~2025년 정비구역 지정은 172곳으로, 직전 5년인 2016~2020년 77곳보다 약 2.2배 증가했다.

서울시는 정비구역 지정 확대를 실제 주택 착공과 준공으로 연결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2031년까지 31만 가구 착공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주택공급은 하루아침에 성과를 낼 수 있는 일이 아닌 만큼, 꾸준하고 지속적인 공급이 정책의 원칙이 되어야 한다"며 "과거 정책의 경험과 주민들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공급 기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시민의 주거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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