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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 박사, 2300곳 지원해도 '백수'...살벌한 美 채용시장

입력 2026-10-18 18:33  

WSJ "미국 인력시장 수년간 '저채용·저해고' 지속"


미국 명문대 화학공학 박사학위를 보유한 구직자가 2년여간 2천300여곳에 지원서를 넣었는데도 여전히 실직자 신세라는 사연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소개돼 미국의 암울한 취업 현실을 드러냈다.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출신인 잭 와이스(30) 박사는 라이스대를 최우등으로 졸업하고 2018년 프린스턴대 박사과정에 진학해 화학 원리와 분자간 상호작용을 연구했다고 WSJ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얼음 형성에 관한 그의 연구는 노벨위원회가 2024년 노벨물리학상을 발표할 당시 기계학습의 과학적 활용 사례로 인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현재 고향 집에서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신세다.

학위 취득 후 와이스 박사는 제약회사 연구직이나 국립연구소의 명망 높은 박사후연구원 자리에 지원서를 보냈다. 하지만 대부분 아예 답이 없었고, 간간이 불합격 통지가 전해졌을 뿐이었다.

낙심한 그는 이후에는 업종과 지역을 가리지 않고 지원했다. 그럼에도 면접 기회조차 흔치 않았다. 결국 냉동 크랩케이크를 판매하는 회사의 식품 조리·준비 업무에도 지원했지만 연락조차 오지 않았다.

그는 마지막 수단으로 프린스턴대와 라이스대 동문들에게 전화로 연락해봤지만, '회사 채용 사이트를 다시 보라'는 대답만이 돌아왔다.

결국 그는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게 됐다. 올해 1월에는 전문가를 고용해 인공지능(AI)을 훈련하는 스타트업에서 시간당 70달러(9만3천원)를 받고 일했다.

그조차 일감이 없는 날이 갈수록 늘어나더니 몇 주씩 일이 끊겼고 결국 3월 중순 계약 종료 사실을 단체방 메시지로 전해 듣게 됐다.

의사 부부인 와이스 박사의 부모는 아들이 취업을 하지 못하는 현실에 충격을 받았다.

모친 홀리 카버스는 직접 아들의 지원서를 살펴봤지만 그저 잘 쓰인 것 같았다며 "정말 뜻밖이다.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부친 존 와이스는 "이 아이가 어려움을 겪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결국 와이스 박사는 11월 로스쿨 입학시험에 응시하기로 했다. 그는 AI로 침입성 잡초를 제거할 드론을 설계하며 창업에도 도전 중이다.

그는 "내게 정말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면 직접 나서서 그 가치를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를 쓴 린지 엘리스 기자는 현재 미국 구직·구인 시장의 상황이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저채용·저해고'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갖고 있지만 그 자리를 떠나지 않아 다른 이들에게 돌아갈 기회가 제한된다.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은 마치 요새 밖으로 내몰린 것 같아서, 성장하는 경제에 진입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미국 고용보고서는 시장 기대를 밑돌았다. 실업률은 여전히 낮지만 올여름 실업자 가운데 27주 이상 장기 실업자의 비중은 코로나19 유행기와 그 직후를 제외하면 10여년 만에 가장 높았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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