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이스X 초과 편입' 논란이 불거진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하루만에 200억원이 넘는 스페이스X 주식을 긴급 처분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경제TV 보도 이후 금융당국의 조사가 시작되자 뒤늦게 포트폴리오 정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 38% 육박하던 스페이스X, 22.5%로 '뚝'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투운용의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 ETF는 16일 장 마감 이후 ETF 장바구니 내역(PDF)을 대폭 손질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스페이스X다. 16일 38.05%에 달했던 스페이스X 비중은 19일 22.50%로 15.55%P 급감했다. 해당 ETF의 순자산총액(1274억원)을 기준으로 환산해 보면 한투운용은 16일 미국 증시에서 약 201억원어치의 스페이스X 주식을 내다 판 것으로 추산된다.
당초 한투운용은 해당 상품을 출시하며 스페이스X 비중을 최대 25%까지만 담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30%를 넘는 스페이스X 쏠림 현상이 6월 이후 4개월여간 지속됐다. 논란이 불거지자 25% 한도 밑으로 덜어내는 응급처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 스페이스X 판 200억, 중소형주로 '긴급 쪼개기'
스페이스X를 처분해 확보한 200억원의 뭉칫돈은 다른 우주항공 섹터 종목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자산구성내역 변화를 살펴보면 한투운용은 스페이스X 다음으로 보유 비중이 높았던 로켓랩 주식도 15억원 가량 팔아치웠다.
반면 플래닛랩스 주식을 61억원 가량 집중적으로 사들였고, 이리듐커뮤니케이션스도 약 21억원 추가 매수했다. 이 밖에도 보이저테크놀로지스, 인튜이티브머신스, 레드와이어 등 중소형 우주항공주들을 각각 10억~15억원어치씩 쪼개어 담는 리밸런싱을 단행했다.

● "법적 문제 없다"더니…입장 바꾸고 비중 축소
한투운용의 이번 대규모 자산 매각은 최근 제기된 '포트폴리오 불일치' 논란과 금융감독원의 조사 착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국경제TV 취재 과정에서 해당 ETF는 투자자에게 공개된 포트폴리오상 스페이스X 비중은 38%에 달했다. 반면, 한투운용 내부 장부에는 잉여 현금 등 기타 자산을 반영해 25% 수준으로 관리돼 온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한투운용 측은 "실제 장부상 25% 비중 초과 시점이 10월 2일이므로 3개월 유예기간이 남아있어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관련 사실이 알려진 뒤 금융감독원이 "최초 초과 시점은 6월 17일로 파악된다"며 "유예기간을 넘긴 규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하자, 사측은 서둘러 비중 조절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의 '개별 종목 25% 초과'는 해소된 상태다. 하지만 일반 투자자에게 실제 포트폴리오와 10%P 이상 차이 나는 수치를 장기간 제공해 혼선을 초래했다는 점은 규정 위반 혐의로 남아있다. 거래소와 감독 당국이 진행 중인 조사 결과에 따라 제재 여부와 수위가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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