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에 신변보호를 신청하고 스마트워치까지 지급받은 60대 여성이 출근길 자택에서 전남편의 흉기에 찔리는 사건이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발생했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19일 살인미수 혐의로 60대 남성 A씨를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A씨는 범행 후 달아났다가 서울 중랑구에 있는 처형의 집 앞에서 흉기를 든 채 배회하던 중 약 2시간 만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오전 8시 5분께 분당구에 있는 전처 B씨(60대)의 주택을 찾아가 현관문 앞에서 기다렸다. 출근하려던 B씨가 문을 열자 집 안으로 밀고 들어가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뒤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의 가족은 현관문에 자체 설치한 CCTV로 A씨가 집에 들어갔다가 오전 8시 23분께 달아나는 모습을 확인했다. B씨와 연락도 닿지 않자 오전 8시 30분께 112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과 소방 당국은 거실에서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던 B씨를 발견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B씨는 이송 당시 의식은 있었으나 의사소통이 어려운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초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아버지가 둘째 이모(B씨의 언니)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B씨 딸의 진술에 따라 서울 경찰에 공조와 보호 조치를 요청했다. 공조 요청을 받은 서울 지역 경찰은 오전 10시 19분께 중랑구에 있는 B씨 언니의 자택 앞에서 흉기를 들고 서성이던 A씨를 발견해 긴급체포했다. B씨 언니의 안전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사건 사흘 전인 16일 딸, 지인과 함께 경찰서를 찾아 신변보호를 신청했다. 당시 B씨는 "3년 전 이혼한 전남편으로부터 집에서 가족끼리 식사 한번 하자는 전화가 한 차례 와 불안하다"며 스마트워치 지급을 요청했다.
중동 지역에서 원전 관련 일을 하던 A씨는 올해 7월께 귀국했고, 지난 12일 오전 8시께 예고 없이 B씨의 집 앞을 찾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A씨는 B씨에게 "가족끼리 모이자"고 했고, 16일에도 전화로 집에서 자녀들과 함께 만나자고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상담 과정에서 B씨는 이혼 이후의 협박이나 지속적인 연락 등 구체적인 범죄 피해를 진술하지는 않았다. 다만 결혼 생활 중 A씨가 던진 물건에 머리를 맞아 다친 적이 있다는 언급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식 사건 접수와 A씨에 대한 경고 조치, 임시숙소 제공, 주민등록 열람 제한 신청 절차를 안내했다. 그러나 B씨 측은 "남편을 자극할 수 있다"며 사건 접수와 경고 조치를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정식 형사 사건 입건이나 접근금지 같은 긴급응급조치·잠정조치는 이뤄지지 않았고, 피해자 측 요청에 따라 스마트워치 지급 등 안전조치만 시행됐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두 사람 사이에는 과거 가정폭력이나 스토킹 관련 112 신고 이력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16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한 달을 범죄피해자 안전조치 기간으로 정해 B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주거지 일대에 대한 112 연계 순찰도 실시했다. B씨는 이후 임시숙소 대신 지인의 집과 서울 친척 집 등에 머물다 출근을 위해 전날 자택으로 돌아왔고, 이날 아침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당시 스마트워치를 통한 긴급호출은 없었다. 경찰은 A씨가 현관문이 열리자마자 집 안으로 밀고 들어가 공격하면서 B씨가 버튼을 누를 틈이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씨를 압송해 조사하는 한편, 당시 상담을 맡았던 경찰관 등을 상대로 초기 위험성 판단과 보호 조치 과정에 미흡한 점이 없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hankyungtv.com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