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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예산 46% 늘었는데…백신 설치율 10% 미만

정재홍 기자

입력 2026-10-20 13:44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정부출연연구기관 23곳이 운영하는 서버 10대 중 9대 이상에 백신이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기관은 백신을 설치하지 못한 이유로 예산 부족을 들었지만, 해당 기관들의 정보보안 예산은 오히려 1년 사이 46.3%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대전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출연연 23곳이 운영하는 서버의 기본 보안 문제를 지적했다. 출연연 23곳의 서버 1만 9,041대 가운데 백신이 설치되지 않은 서버는 1만 7,387대로 전체의 91.3%에 달했다.

외부 인터넷과 직접 연결돼 홈페이지 등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부 접점 서버도 상황은 비슷했다. 출연연의 외부 접점 서버 766대 가운데 372대인 48.6%에 백신이 설치되지 않았다.

외부 접점 서버는 인터넷을 통해 외부와 연결되는 만큼 해킹과 악성코드 감염 위험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침해사고가 발생하면 내부망으로 공격이 확산되거나 연구자료가 유출되는 통로로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

일부 출연연은 백신 미설치 사유로 '예산 부족'을 제시했다. 그러나 실제 정보보안 예산은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녹색기술연구소와 한국한의학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전기연구원 등 6개 기관은 백신 미설치 사유를 묻는 의원실 자료 요구에 "예산 확보 후 단계적으로 설치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이들 6개 기관의 정보보안 예산은 2025년 24억 7,300만 원에서 2026년 36억 1,900만 원으로 11억 4,600만 원 늘었다. 1년 사이 46.3% 증가했다. 올해 출연연 23곳이 요구한 정보보안 예산도 전액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가녹색기술연구소와 한국한의학연구원은 2025년과 2026년 서버 백신 도입·유지보수 예산을 별도로 편성하지도 않았다.

감사원 지적 등을 통해 출연연의 백신 미설치 문제가 확인됐지만, 일부 기관은 설치 완료 시점을 내년이나 내후년으로 잡았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2027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2027년 12월까지 백신 설치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백신 설치율이 1.4%에 불과한 한국한의학연구원 역시 2028년에야 설치를 완료하겠다고 했다. 이미 확인된 보안 공백이 길게는 2년 이상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훈기 의원은 이날 정부출연연구기관 국정감사에서 강상욱 과기정통부 기획조정실장에게 "과기정통부 본부의 백신 설치율은 92.6%인데 산하 출연연은 8.7%에 불과하다"며 "국가 중요 기술을 연구하는 기관들에서 기본적인 보안조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강 실장은 "출연연 장비 중에는 백신을 설치하기 어려운 장비들이 있어 100% 설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좀 더 개선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과기정통부는 올해 안에 출연연 전체 서버의 보호조치 현황을 전수 점검하고, 기관별 백신 설치 일정을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며 "출연연 기관장이 직접 정보보안을 챙기도록 과기정통부의 관리·감독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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