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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만 받는 복지'에 제동…이 대통령 "이게 공정한가"

유오성 기자

입력 2026-10-20 14:02  




"연금공단 직원이 몰래 알려줬어요. 자기 애들은 다 들어줬다고"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국무회의에서 성남시장 시절 일화를 꺼냈다. 18세 청년의 첫 국민연금 보험료를 국가가 내주는 첫 달 보험료 지원 사업 보고를 받던 자리였다. 이 대통령은 "왜 신청한 사람한테만 해주나. 왜 신청이 필요하냐"며 신청주의 복지 행정이 과연 공정한 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첫 달 보험료 지원은 2027년 1월 1일 이후 만 18세가 되는 2009년 생부터 적용된다. 첫 대상은 약 45만 명이다. 납부 이력이 없는 청년이 신청하면 국가가 첫 1개월분 보험료 약 4만2천원을 대신 내준다. 이미 납부 이력이 있으면 가입 기간 1개월을 추가로 인정한다. 복지부는 지난 1일부터 사전신청을 받고 있다.

핵심은 가입 이력 생성이다. 국민연금은 한 번이라도 보험료를 낸 기록이 있어야 형편이 나아졌을 때 비어있던 기간을 뒤늦게 채우는 추후납부(추납)를 할 수 있다. 18세에 한 달만 내 두면, 취업 뒤 학업과 군 복무 기간 등을 추납으로 메워 가입 기간과 연금액을 키울 수 있다.

현행법상 18세 이상 27세 미만으로 소득이 없는 사람은 국민연금 적용 제외 대상이다. 스스로 가입해 첫 보험료를 내지 않으면 이 기간을 나중에 채울 길이 사실상 막히는 셈이다. 그 동안 18세 가입이 아는 사람들만의 노후 제테크로 통해 온 이유다. 이 대통령은 이를 두고 "눈치 빠르고 부지런하고 시간 있는 사람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청주의를 유지하는 논리는 재정 부담이다. 대상자 모두가 제도를 이용하면 연금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다 해주면 부담이 너무 크니까 일부가 포기하거나 못 할 걸 전제로 운영하는 것"이라며 "국가가 국민을 반은 기만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복지부 업무보고에서도 "동작 빠르고 정보가 많은 소수만 혜택을 보는 게 정책이냐"고 지적한 바 있다. 당초 국회 발의안도 청년 전체에 보험료를 자동 지원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보건복지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복지부 수정 의견에 따라 신청한 청년만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복지부는 국민연금 가입을 원하지 않는 청년도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대통령이 문제 삼은 신청주의가 이 사업에 그대로 남은 셈이다.

이 대통령의 요구는 분명하다. 재정 부담이 문제라면 일부가 신청하지 못하는 데 기대기보다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제도의 기준을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도를 모르거나 신청할 여유가 없는 국민이 혜택에서 빠지는 방식으로 부담을 줄이는 것이 공정하냐는 문제 제기이기도 하다. 다만 자동 지원 시 가입을 원치 않는 청년의 선택권을 어떻게 보장할지, 추납 확대가 재정에 미칠 영향은 얼마인지는 정부가 구체적으로 답해야 할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정부 복지 정책이 국민에게 제대로 닿고 있는지 점검해 달라고 주문했다. 첫 달 보험료 지원의 신청 방식 재검토는 물론, 신청주의로 운영되는 다른 복지 사업 점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몰라서 못 받는 복지'를 두고 볼 수 없다는 메시지가 실제 제도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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