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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뒤흔든 대규모 시위…배후에 이란·러시아 있나

입력 2026-10-21 10:21  

英매체 "선동전으로 프랑스 소요 개입 의혹" 전문가 "전체주의 정권들, 민주주의 붕괴 부추기기 목적"
사진=연합뉴스
프랑스에서 수주째 이어지고 있는 대규모 소요 사태에 러시아와 이란 등 외국 세력이 개입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들 국가가 온라인 여론전을 통해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며 서방 민주주의 체제를 흔들려 한다는 분석이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20일(현지시간) 연구자들의 분석을 인용해 러시아와 이란 등이 프랑스 시위 과정에서 드러난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기 위해 온라인 여론전에 나선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적대적인 외국 세력이 이번 시위를 처음 일으켰다는 증거는 없다"면서도 이번 시위로 드러난 사회적 분열을 이용해 서방 측을 적대하는 국가들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를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소요 사태는 지난달 파리 외곽 고등학생들이 부족한 교육 예산과 소수민족 출신 학생에게 불리한 교육제도에 반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위 참여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대규모 소요 사태로 번졌다.

공영 라디오 프랑스 퀼튀르는 "경찰과 지역 정보당국 소식통들은 외국 세력의 지원을 받거나 외국 세력에 의해 게시물이 널리 확산된 블로거와 인플루언서들이 소요 가담자들의 동원을 부추기고 증폭시키며 수단으로 이용했다고 말한다"며 "이란과 러시아, 알제리가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일부 연구자는 중국도 비슷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해당 국가의 당국자들과 친정부 성향 매체들은 이러한 의혹을 부인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파리 정치대학(시앙스포)의 역사학 교수인 다비드 콜롱은 러시아, 이란, 알제리가 "긴장을 증폭시키고 악화하는 데" 관여했다고 말했다.

허위정보 대응을 다룬 책 『앵포데미(Infodemie)』의 저자인 콜롱 교수는 이란이 특히 성과를 거뒀다며, 극좌 단체에 침투한 점이 이란의 성공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프랑스·이란계 언론인이자 작가인 에마뉘엘 라자비는 "이란 정보기관은 사회운동을 먼저 일으키는 법이 없다. 자신들의 목적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면 그 운동에 끼어드는 것이 이들의 방식"이라고 분석했다.

라자비는 이란 공작원들이 파리에서 혼란을 일으키도록 실업 상태의 청년들에게 수백 유로(약 수십만 원)의 돈을 줬다는 의혹도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지난 17일 소요 사태에 참여한 사람 가운데 실제 이란으로부터 돈을 받은 인원은 극소수였다는 게 라자비의 설명이다.

그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대외작전 부대인 '쿠드스군'이 온라인에서도 활동하면서 조직적으로 선동 게시물을 올리는 이른바 '트롤 팜'을 운영하고 소셜미디어와 텔레그램 등 플랫폼에서 인플루언서를 포섭한다고 말했다.

콜롱 교수는 프랑스·이란계 인플루언서 한 명을 사례로 들며 소셜미디어 알고리즘을 활용한 게시물 확산 수법을 지적했다. 해당 인플루언서는 올가을 테러 선동 혐의로 징역 10개월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으며, 최근에는 프랑스 경찰의 폭력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더타임스가 인용한 연구자들에 따르면 러시아 역시 이번 시위로 드러난 사회적 분열을 이용하려고 했으며 특히 경찰 폭력과 인종차별 의혹에 관한 게시물을 확산시키는 데 주력했다.

러시아 정보기관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선전공작 조직 '스톰-1516'은 내년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친유럽·친우크라이나 성향 후보들에 관한 허위정보를 온라인에 유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크렘린궁과 연계된 여론 공작 조직이 최근 프랑스 시위와 관련해 허위 서사 10가지를 퍼뜨렸다는 주장도 나왔다.

콜롱 교수는 대규모 폭력이 발생한 17일 시위 현장에 러시아 공작원이 잠입해 참가자들을 격앙시키려는 프락치 공작을 시도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권위주의 정권들이 궁극적으로 노리는 것은 서방 민주주의 체제의 약화라며, 시위를 직접 일으키지 않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발생한 혼란을 이용해 정치적 이익을 얻으려 했다고 분석했다.

프랑스 정부도 외국 세력의 개입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지난주 연설에서 "프랑스의 고등학생 시위는 러시아, 중국, 이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 나온 적대적 서사에 이용됐다"고 말했다.

더타임스는 프랑스 뉴스 웹사이트 라레트르를 인용해 바로 장관이 국방·국가안보사무국으로부터 이란의 허위정보 유포 활동과 사이버 공격을 분석한 보고서를 전달받았다고 전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2025년 이란과 연계된 온라인 계정들이 프랑스의 시위운동을 부추겼으며, 최근에도 유사한 계정들이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을 다룬 게시물을 확산시켰다는 내용이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라레트르는 마크롱 대통령이 이란 전쟁 속에서 미국과 이란 사이의 외교적 균형을 유지하고 이란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바로 장관의 보고서 공개를 막았다고 보도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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