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에서 어려운 가정환경을 호소하며 동정심을 유발한 소년의 영상이 누적 조회수 6억회를 기록해 화제다. 소년의 사연을 믿은 시청자들이 물건을 구매하며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지만, 실제로는 인공지능(AI)으로 만들어진 가상 인물인 것으로 드러났다.
20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CCTV와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숏폼 플랫폼에서 '샤오하이(小海)'라는 이름의 소년이 등장하는 영상이 잇따라 확산하고 있다.
중국 매체 신경보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한 숏폼 플랫폼에서 '샤오하이' 관련 주제의 누적 조회수는 6억회를 넘어섰다.
영상마다 등장하는 소년의 얼굴과 목소리는 다르지만, 사연은 비슷하다. 홀어머니 밑에서 어렵게 생활하거나 가정형편이 어려워 끼니를 제대로 챙기지 못한다는 내용이다.
소년은 중장년층 여성 시청자들을 향해 "이모", "엄마"라고 부르며 친근하게 다가갔다. 눈물을 글썽이며 어려운 처지를 호소하는 모습에 일부 시청자들은 이를 실제 소년의 사연으로 받아들였다.
특히 샤오하이가 교실에 숨어 찐빵으로 끼니를 해결한다고 말하는 영상에는 "왜 밥을 먹지 않니. 돈이 없는 거니? 너무 마음이 아프다"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그러나 영상 속 샤오하이는 실존 인물이 아닌 AI로 생성된 가상 소년이었다.
영상 제작자들은 가난한 소년의 사연을 내세워 시청자들의 동정심을 얻은 뒤 건강식품 등 각종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시청자들은 소년을 실제 인물로 믿고 상품을 구매하기도 했다.

실제 지난 5월에는 중국의 79세 할머니가 샤오하이를 직접 만나겠다며 가족 몰래 장거리 열차에 탑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당시 열차를 순찰하던 경찰은 혼자 이동하던 할머니를 발견하고 목적지를 물었다. 글을 읽지 못하는 할머니는 산시성 윈청에 있는 친척을 만나러 간다고 설명했지만, 정확한 목적지는 말하지 못했다.
할머니가 만나려던 상대는 휴대전화 영상에서 매일 자신을 "이모"라고 부르던 샤오하이였다.
경찰은 영상 속 소년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AI 가상 인물이라는 사실을 설명하며 할머니를 설득했다. 할머니는 결국 가족이 마련한 귀가편을 이용해 집으로 돌아갔다.
CCTV 취재 결과, 이 같은 AI 영상은 동일한 대본에 얼굴과 목소리만 바꾸는 방식으로 대량 제작되고 있었다. 인터넷에서는 AI 가상 인물 제작 방법과 상품 판매용 대본 등이 저렴한 가격에 유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란이 확산하자 중국 숏폼 플랫폼들도 관련 계정에 대한 제재에 나섰다.
일부 계정은 규정 위반으로 게시물 업로드가 제한됐으며, 계정 운영자 중에는 이름을 바꾸거나 관련 영상을 삭제하고 상품 판매를 중단한 사례도 확인됐다.
현지 법률 전문가들은 AI 가상 인물을 이용해 허위 사연으로 동정심을 유발하고 상품 구매를 유도하는 행위가 사기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 = 중국 CCTV뉴스 캡처)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