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국 대표 "정무위안은 주주 차별 심화"
"대주주만 프리미엄, 일반주주는 버려져"

이재명 대통령이 의무공개매수제 도입과 관련해 SNS를 통해 시장의 의견을 구한 가운데, VIP자산운용 김민국 대표가 "모든 주주에게 공정한 매각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며 의견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30일 김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의 SNS에 답글을 납기는 형태로 의견을 개진했다. 그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의무공개매수 제도의 헛점을 숫자로 꼬집었다. 코스피200 기업의 평균 지배주주 지분율이 약 44%인 상황에서, 의무 매수 물량을 '50%+1주'로 정하더라도 대주주 지분을 먼저 전량 매수하도록 허용한다면 일반주주에게 돌아가는 물량은 6% 남짓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대주주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챙기며 떠나는 반면, 일반주주는 보유 주식 10주 중 1주 정도만 같은 가격에 팔 수 있고 경영권 변경에 따른 불확실성까지 홀로 떠안게 되는 심각한 불균형이 발생한다고 언급했다. 일반주주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가 오히려 주주 간 차별을 법적으로 용인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김 대표는 '50%+1주 안분 공개매수'를 제안했다. 전체 주식의 50%+1주를 매수하도록 하되, 이를 대주주 선행매수가 아닌 모든 주주에게 비례적으로 배분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인수자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면서도 대주주와 일반주주 모두 보유 주식의 절반가량을 동일한 가격에 매각할 수 있어 매각 기회의 형평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주주의 전량 매각을 보장하지 않으면 M&A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해외 주요국의 사례를 들었다. 일본의 경우 부분공개매수 시 동일 가격 및 비례배분 원칙을 운영하고, 2026년 5월부터는 공개매수 의무 발생 기준을 지분 30%로 낮추는 등 주주 보호를 강화했음에도 M&A 건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대만과 영국 역시 일정 지분 취득 시 잔여 주주 대상 공개매수를 의무화하고 비례배분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공정한 주주 보호와 M&A 시장 활성화가 충분히 양립할 수 있다는 증거라는게 김 대표의 지적이다.
끝으로 김 대표는 이번 논의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본질과 직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2025년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주주 공평대우 의무가 명문화된 긍정적인 흐름 속에서, 새 제도가 대주주 지분의 선행매수를 허용한다면 자본시장 개혁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산 주식도 세계 투자자들이 믿고 선택할 수 있도록, 모든 주주에게 동일한 가격과 비율의 매각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 이하 내용은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의 SNS 전문
<의무공개매수제도, 주주평등과 건전한 M&A 활성화를 함께 이루는 길>
대통령님께서 의무공개매수제도의 도입 취지와 현실적인 부작용을 두루 살피시고, 시장의 다양한 의견에 직접 귀 기울여 주신 데 깊이 감사드립니다. M&A 위축에 대한 우려에도 충분히 공감합니다. 다만 제도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꼭 지켜졌으면 하는 원칙이 하나 있습니다. 같은 회사의 같은 종류의 주식은 누가 보유하든 동일한 가격과 조건으로 매각할 기회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거론되는 절충안의 효과를 숫자로 살펴보겠습니다. 지배주주가 있는 코스피200 기업들의 평균 지배주주 지분율은 약 44%입니다. 이러한 회사에서 50%+1주를 매수하면서 대주주 지분을 먼저 전량 사들인다면, 일반주주에게 돌아가는 물량은 전체 주식의 6% 남짓입니다. 일반주주는 보유주식 10주 중 겨우 1주 정도만 같은 가격에 팔 수 있고, 대주주 지분만으로 매수 목표를 채운다면 그 기회마저 사라집니다.
대주주가 바뀌면 회사의 경영 방향과 배당 정책, 지배구조가 모두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 불확실성은 회사에 남는 일반주주가 떠안게 됩니다. 그런데 대주주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하고 떠나는 반면, 일반주주는 같은 프리미엄을 받을 기회가 크게 제한된 채 경영권 변경에 따른 위험까지 감수해야 합니다. 일반주주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하는 제도가 오히려 이러한 불균형을 제도적으로 인정하는 결과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반면 모든 주주에게 동일한 공개매수 기회를 부여하고 초과 응모된 주식을 비례적으로 배분한다면, 대주주와 일반주주 모두 보유주식의 약 절반을 같은 가격에 매각할 수 있습니다. 전량매수 대신 50%+1주를 매수하도록 하되 이를 모든 주주에게 비례적으로 배분하면, 인수자의 자금 부담을 줄이면서도 대주주와 일반주주 간 매각 기회의 형평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물론 대주주가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하지 못하면 일부 거래에서 매각 유인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기업가치를 높이는 건전한 M&A까지 위축되지 않도록 살펴야 한다는 점에도 깊이 공감합니다. 다만 대주주의 전량 매각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해서 M&A 시장 전반이 위축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인수자는 동일한 자금으로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지분을 취득할 수 있으며, M&A의 성사 여부는 기업의 성장 가능성과 거래가격, 인수 후 창출할 수 있는 가치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결정됩니다. 대주주의 전량 매각을 보장하는 것만이 M&A를 활성화하는 방법은 아닙니다. 일부 거래의 편의를 위해 일반주주의 매각 기회를 제한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절충인지 신중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해외 주요 자본시장의 사례도 참고할 만합니다. 일본은 부분공개매수에서 동일 가격과 초과 응모 시 비례배분 원칙을 운영해 왔습니다. 2026년 5월에는 공개매수 의무 발생 기준을 지분 30% 초과로 낮추며 주주 보호를 강화했습니다. 이러한 제도를 운영하는 일본에서도 일본 기업과 관련된 M&A 건수는 2025년 5,115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2026년 1~9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3,883건에 달했습니다. 대만 역시 일정 기간 내 지분 20% 이상을 취득하려는 경우 공개매수를 의무화하고 초과 응모 시 비례배분을 원칙으로 합니다. 영국은 지분 30% 이상을 취득하는 등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면 잔여주주 전체를 대상으로 매수 제안을 하도록 합니다. 나라마다 제도와 시장 환경이 다르고 여러 요인이 작용하겠지만, 이러한 사례들은 공정한 주주 보호와 활발한 M&A 시장이 충분히 양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이번 논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본질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뿌리에는 일반주주의 권리가 충분히 존중받지 못한다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영권이 바뀌는 중대한 상황은 해당 국가의 자본시장이 일반주주의 권리를 얼마나 존중하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시험대입니다. 한국에서 해외 주요 시장에 상응하는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외국인 투자자에게 한국 주식을 자신 있게 권하기 어렵고, 해외투자가 일상화된 국내 투자자들의 높아진 눈높이에도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특히 어렵게 시작된 자본시장 개혁이 후퇴할까 우려됩니다. 2025년 상법 개정으로 이사가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의무가 명문화됐고, 이러한 취지에 발맞춰 대주주와 일반주주에게 동일한 가격의 공개매수 기회를 제공하는 사례들도 자발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 시장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그런데 새 법이 대주주 지분의 선행매수를 허용한다면 이러한 흐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습니다. 자칫 한국은 법으로 주주 간 차별을 용인하는 시장이라는 인식을 굳혀 투자자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오히려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상법 개정의 주주 공평대우 원칙이 새로운 제도에서도 일관되게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M&A는 기업의 미래와 일반주주, 임직원, 협력업체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결정입니다. 따라서 거래 건수를 늘리는 것 못지않게 기업가치를 높이고 모든 주주에게도 도움이 되는 좋은 M&A를 유도해야 합니다. 대주주에게만 특별한 매각 기회를 보장하기보다, 모든 주주에게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면서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시장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모든 주주에게 동일한 가격과 비율의 매각 기회를 보장하는 '50%+1주 안분 공개매수'가 주주평등과 건전한 M&A 활성화를 함께 추구하는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믿습니다.
이제는 '한국산 주식'도 세계 투자자들이 믿고 선택할 수 있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를 바랍니다. 모든 주주에게 공정한 매각 기회를 보장하는 의무공개매수제도가 우리 자본시장의 신뢰를 높이고,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더 좋은 M&A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대통령님께서 지향하시는 공정한 시장질서와 자본시장 선진화에도 부합합니다. 중요한 문제를 공론화하시고 다양한 의견에 귀 기울여 주신 데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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