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두코바니 원전 시공계약 협상이 결국 결렬됐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이 늘어난 공사비를 두고 끝내 접점을 찾지 못한 건데요.
원전이 첫 삽을 뜨기도 전에 1조원이 넘는 청구서를 받아든 셈입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 기자와 알아 보겠습니다. 산업부 이지효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협상이 깨진 뒤에도 잡음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갈등의 본질이 뭡니까?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은 자신들이 제시한 공사비와 시공사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이 요구한 금액의 차이가 1조원 이상이라고 밝혔습니다.
대우건설 측은 손실을 감수하고 금액을 낮춰 수정안을 냈는데도, 30여 분 만에 결렬이 발표됐다고 반발하고 있죠.
전날에는 산업통상부에 재협상 중재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산업부는 기업 간 협상을 중재할 법적 권한이 없다며 선을 그었고요.

이번 사안이 단순한 가격 다툼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분석인데요. 본질은 '아직 모르는 위험을 누가 지느냐'에 있습니다.
체코에 짓는 APR1000은 이번이 첫 건설입니다. 앞으로 공사비가 얼마나 늘어날지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의미인데요.
결국 1조원은 늘어날 공사비 위험을 누가 떠안느냐를 두고 벌어진 충돌인 셈입니다.

<앵커>
한수원은 새 시공사를 찾는다는 입장 아닙니까? 이렇게 되면 문제가 해결되는 건가요?
<기자>
그렇게 보기는 어렵습니다. 시공사를 바꿔도 청구서는 결국 돌아오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한수원은 지난해 체코와 총액을 정해 원전 주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시공사와는 공사비를 매듭짓지 못한 상황이었고요.
체코에 공사비를 더 달라고 할 수 없는 만큼, 새 시공사가 들어와도 같은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는 의미죠.
입찰 참여 의사를 밝힌 현대건설 역시 수익성을 훼손하면서까지 수주하지는 않겠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결국 새 시공사를 잡으려면 한수원이 더 많은 비용을 감수할 수밖에 없습니다.

수주 당시에도 프랑스전력공사(EDF)보다 훨씬 낮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져 저가 수주 논란이 일었는데요. 그 비용이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시간도 빠듯합니다. 체코 측이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 9월 계약 시한은 이미 지났습니다.
한수원은 내년 7월까지 새 시공사와 계약하겠다는 계획이지만, 그보다 앞선 내년 4월 건설허가 신청은 시공사 없이 준비해야 합니다.

<앵커>
결국 이 청구서는 한수원이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겁니까?
<기자>
1차적으로는 그렇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청구서를 나눠질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두산에너빌리티는 결렬 당일 대우건설이 낸 컨소시엄 입장문에 대해 자사 입장과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고요. 대우건설과 달리 재입찰 참여를 택했는데요.

한수원은 두산에너빌리티에게 단순한 고객이 아닙니다. 한국형 원전 일감을 쥐고 있는 곳인데요.
체코가 추가로 검토 중인 테믈린 원전 2기도, 국내에 짓기로 한 신규 원전도 모두 한수원을 거칩니다. 주기기를 만드는 두산에너빌리티로서는 한수원과의 관계가 중요합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대우건설 대신 한수원 편에 선 이유인데요. 바로 이 선택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원자로 같은 주기기 공급은 그대로지만, 시공은 두산에너빌리티도 똑같이 재입찰을 거쳐야 하죠. 대우건설이 거부한 조건을 받아들여야 할 가능성이 큽니다.
문제는 유럽은 건설 공백으로 공급망이 약하고 규제도 까다롭다는 점인데요. 공사비가 예상을 벗어나기 쉽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영국 힌클리포인트C 원전입니다. 사업비가 착공 당시의 두 배인 60조원대로 불었고, 가동도 5년이나 밀렸습니다.
그 차이를 시공사가 메울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입니다. 전문가 인터뷰 듣고 오겠습니다.
[김대종 /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한국수력원자력과 대우건설이 너무 급하게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비용 부담을 양쪽 다 질 수도 있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나 한국수력원자력, 또 대우건설이 맞물려 있기 때문에….]
새 시공 체계가 어떤 조건으로, 얼마나 빨리 꾸려지느냐에 따라 두산에너빌리티의 손익은 물론 추가 수주의 향방도 갈릴 전망입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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