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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AI 낙관론자마저 “메모리 불리”…삼전닉스 급락의 끝은

이민재 기자

입력 2026-11-06 08:41   수정 2026-11-06 08:59

빅테크 설비투자 증가율 정점, 2027년으로 앞당겨
삼성증권 “메모리값 36~46% 하락 반영”
하나증권 “PBR 1.2배 주목” [쩐널리즘]


월가의 대표적인 인공지능(AI) 낙관론자인 댄 아이브스 요크빌아이브스 수석매니징디렉터가 일부 메모리 반도체 기업을 AI 투자 둔화의 피해 후보로 지목했다.

빅테크 설비투자 증가율이 정점을 찍는 시점도 기존 전망보다 1~2년 앞당겼다. 반면 국내 증권가는 메모리 업황 둔화 우려가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며 과도한 비관을 경계했다.

● 아이브스 “데이터센터 최소 10% 무산”

아이브스는 5일(현지시간) 투자자 보고서에서 빅테크 설비투자 증가율이 2027년 정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예상 시점은 2028~2029년이었다. 2027년 설비투자는 여전히 1조달러를 넘겠지만, 텍사스를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건설이 지연돼 2028년 증가율은 크게 둔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에 계획된 AI 데이터센터 800~1,000곳 가운데 최소 10%는 무산되고, 최대 20%는 인허가 기간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선거 직후 보고서에서 “5~10%가 건설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던 것보다 우려 수위를 높였다.

영향을 받을 업종으로는 AI 특화 클라우드인 네오클라우드와 주요 전력 공급사, 일부 반도체·메모리 기업을 꼽았다. 단기 수요가 줄고 프로젝트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이유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 같은 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는 투자 속도 조절로 자금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봤다. 빅테크의 채권·주식 발행 등 자금 조달 규모가 향후 1년간 약 25%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AI 산업의 중장기 성장 전망은 유지했고, 엔비디아도 2027년까지의 추천 종목에 남겼다.

반도체 투자심리는 급격히 위축됐다. 이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12.25% 급락한 9,011.14에 마감했다. 2020년 3월 이후 최대 하루 낙폭이다. 마이크론과 엔비디아는 각각 17.46%, 9.26% 떨어졌다. 앞서 한국 증시에서도 삼성전자가 7.6%, SK하이닉스가 9.5% 하락했다. 두 종목의 11월 누적 하락률은 각각 13.1%, 17.2%다.



● 국내 증권가 “투자 중단보다 비용 상승”

국내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은 규제의 영향과 주가 수준을 나눠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데이터센터 규제를 투자 중단보다 비용 상승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일부 건설 금지 조치를 제외하면 규제의 핵심은 전력 등 인프라 비용 분담과 지역 개발 이익 공유이며, 비용이 늘어도 투자 유인은 유지된다는 설명이다.

규제의 본격적인 영향은 2028년 이후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인허가와 건설이 진행 중인 2027년 가동 예정 데이터센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이 연구원은 “공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전에 데이터센터 수요에 자정작용이 나타나는 것은 오히려 D램 업계에 행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공급 부족이 심한 만큼 수요가 다소 둔화해도 재고 증가나 가격 급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는 판단이다.

주가에 악재가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분석도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2011년 이후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의 관계를 역산하면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메모리 가격 46% 하락, SK하이닉스는 36% 하락을 반영한 수준이라고 추정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두 회사의 12개월 선행 PBR이 각각 1.21배, 1.23배로 낮아져 지난 7월 말 저점과 비슷해졌다고 짚었다. 과거 저점은 각각 0.9배, 0.8배였지만, 고객 맞춤형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비중 확대로 실적 변동성이 줄어든 만큼 저점 평가배수도 높아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단기 조정 가능성은 열어뒀다. 김 연구원은 당장의 실적 영향은 제한적이더라도 2~3년 뒤 성장 가시성에 의문이 생긴 만큼 단기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봤다. 이 연구원도 시장 전반의 위험 회피가 이어지면 장기 전망에 변화가 없어도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관건은 하이퍼스케일러의 2027년 설비투자 계획과 메모리 업체의 공급 조절 여부다. 텍사스 등 주요 지역의 규제가 실제로 언제, 어떤 강도로 시행되는지도 업황을 가를 변수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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