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트럼프'나 시진핑 별명 추천도 제한

애플이 아이폰 키보드의 자동완성 기능에서 공격적 표현이나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을 담은 단어의 추천을 배제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6일(현지시간) 보안 연구원 데릭 코프먼은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애플이 자동완성 추천에서 제외할 단어 목록 수십만 건을 운영체제(OS) 내부에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코프먼 연구원에 따르면 애플은 욕설과 성적 표현, 인종차별적 단어뿐 아니라 정치적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표현까지 추천 제한 목록에 포함했다.
이용자가 이들 단어를 입력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애플은 자동 완성 추천 단어에 해당 목록에 있는 단어가 제안되지 않도록 설정했다. 금칙어(blacklist)가 아니라 제한어(greylist)인 셈이다.
그밖에 화면상의 자판을 누르는 대신 손가락을 떼지 않고 글자 위를 이어 그리듯이 입력하는 '스와이프 입력'에서도 이들 제한어 입력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 표현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독재자 트럼프'(dictator Trump)나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을 조롱하는 '잠꾸러기 조'(sleepy Joe) 등이 목록에 포함됐다. '티베트 독립'(Tibetan independence)과 '통일 아일랜드'(United Ireland) 역시 자동완성 추천 대상에서 빠졌다.
한국어에서도 지역감정이나 성별 갈등을 자극하는 표현을 비롯해 '극우', '빨갱이', '민주화', '가카', '히로뽕' 등이 포함됐다.
중국어의 경우 1989년 천안문사건을 뜻하는 '류쓰'(六四), 대만 독립을 의미하는 '타이두'(臺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별명인 '시다다'(習大大) 등이 제한됐다.
코프먼 연구원은 이에 대해 "아주 가벼운 형태의 검열"이라며 음란물이나 공격적인 문구의 우발적 전송을 막으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적용 기준에 일관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와 같은 애플의 추천 배제 목록이 한자를 제외하고도 10만 건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디지털 시민권단체 전자프런티어재단(EFF)의 데이비드 그린 수석 고문도 애플의 특정 단어 추천 배제가 "원치 않거나 선동적인 추천을 억제하는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다소 소름 끼치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애플은 이에 대해 "이용자는 특정 단어나 문구를 직접 입력할 수 있으며 자동완성 추천을 무시할 수 있다"며 "아이폰 키보드는 부적절하거나 공격적일 수 있는 제안을 피하도록 설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hankyungtv.com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