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대만 총통, 미국 도착…트럼프 측 "회동 없을 것"

차이잉원 대만 총통, 미국 도착…트럼프 측 "회동 없을 것"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지난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역사적 전화통화를 한 이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했지만, 트럼프 당선인 측과 회동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차이 총통은 7일(현지시간) 중남미 4개국 순방을 위한 경유지인 미국 남부 텍사스주 휴스턴에 도착했다고 AP통신과 대만 언론이 8일 보도했다.

미국의 대만 대사관격 미국재대협회(AIT) 제임스 모리아티 회장이 기내에서 차이 총통을 영접했으며 차이 총통이 머물 호텔 앞에는 대만 교민 수백 명이 모여 차이 총통을 환영했다.

이번 순방은 차이 총통이 지난달 초 트럼프 당선인과 단교 37년 만에 처음으로 미·대만 정상급 간 전화통화를 한 이후 첫 미국 방문이어서 트럼프 측과 회동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차이 총통은 휴스턴에서 현지 교민과 만찬을 가질 예정이지만, 트럼프 측이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행정부 인사와 회동 여부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트럼프 측 정권인수팀 대변인인 제시카 디토는 7일 AP통신에 보낸 이메일에서 트럼프나 인수팀 담당자가 미국에서 차이 총통을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지난달 31일 차이 총통을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도 내게 그것을 언급한 적 없다"며 "의전 측면에서 약간 부적절하기 때문에 (취임일인) 1월 20일까지 아무도 만나지 않을 것이지만, 지켜보자"고 답해 차이 총통의 미국 방문에 대해 모르는 듯한 인상을 줬다.

중국은 1979년 미국과 수교한 이래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워 대만 총통이 정부 수반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것을 반대해왔으며 이번에도 미국에 차이 총통의 경유 금지를 요구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차이 총통은 8일 온두라스를 방문한 뒤 니카라과와 과테말라, 엘살바도르를 차례로 순방한 뒤 13일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경유해 15일 대만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이번 순방에는 제1야당 국민당을 제외한 여야 입법위원(국회의원) 등 120명이 동행했다.

차이 총통이 탑승한 에바항공의 777 전용기 내부는 고양이를 좋아하는 차이 총통의 취향을 반영해 헬로키티 로고가 새겨진 베개와 종이컵, 화장지 등이 비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차이 총통은 7일 순방에 앞서 타오위안(桃園)국제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방문의 중요한 임무가 동맹과 연대를 강화하고 대만의 세계적 존재감을 높이는 것이라며 동맹과 양자 간 협력 프로그램을 심화하는 것도 임무라고 말했다.

앞서 대만 둥썬(東森)신문은 지난달 29일 대만 외교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순방국 가운데 최근 관계가 흔들리는 온두라스와 니카라과 등 2개국과의 단교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대만과 니카라과 측 간 일정 합의가 난항을 겪었고 차이 총통과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 간 정상회담 일정이 잡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니카라과가 최근 대만과 단교하고 19년 만에 중국과 수교한 서부 아프리카의 섬나라 상투메 프린시페의 전례를 따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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