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시신 없는 살인' 남편 자백에도 여전히 남은 의문

입력 2017-01-17 16:05  

'춘천 시신 없는 살인' 남편 자백에도 여전히 남은 의문

"우발적 vs 계획적"…시신 훼손 엽기적·완전 범죄 꿈꿨나

(춘천=연합뉴스) 이재현·박영서 기자 = '시신 없는 살인'으로 알려진 춘천 50대 여성 실종 사건이 남편의 범행 자백과 결정적 증거 확보로 일단락됐으나 여전히 의문점은 남는다.

경찰은 지난 2일 실종된 김모(52) 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한 한모(53) 씨로부터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한 씨의 범행 자백은 지난 9일 경찰에 검거된 지 9일 만이다.

자칫 미궁에 빠질뻔한 이 사건의 마지막 퍼즐이 남편의 자백과 결정적 증거로 맞춰진 셈이다.

한 씨는 지난 2일 춘천의 한 공원묘지에서 이혼 소송 중인 아내 김 씨와 말다툼을 했고, 폭행 과정에서 김 씨의 머리를 바닥에 부딪히게 해 숨지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숨진 아내의 시신을 자신의 차량에 싣고 홍천 내촌면의 한 빈집으로 가 아궁이에 불을 피워 시신을 소훼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한 씨는 홍천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철물점과 주유소에 각각 들어 20ℓ짜리 기름통 2개와 등유를 샀다.

한 씨는 아궁이에다 장작을 넣고 그 위에 아내 시신을 가부좌 자세로 올려놓은 뒤 구입한 등유를 부어가면서 3시간가량 불태우는 등 엽기적인 행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씨가 시신을 공가에서 불태우려면 상당량의 연기와 냄새가 났을 텐데 이를 아무도 모르게 3시간여 이상 진행할 수 있었다는 점은 의문이다.

통상 화장장에서도 1천200∼1천300도가 넘는 고온에서 1시간 이상 화장해야 유골을 수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이 빈집의 부엌에서 수습한 김 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은 대부분 불에 탄 작은 뼛조각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유골이 김 씨의 것이 맞는지 확인하고자 국과수에 정밀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불에 탄 뼛조각이 다수 발견됨에 따라 한 씨가 아내의 시신을 또 다른 엽기적인 방법으로 훼손했거나 타고 남은 시신을 인근에 유기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범행 후 도주했다가 경찰에 검거된 지 10여 일간 모르쇠로 일관하며 범행을 부인하던 한 씨가 갑자기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자백한 것도 의문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지난 12일 찾아낸 홍천 내촌면의 한 공가에서 피 묻은 피해자 소지품과 한 씨가 피우다 버린 담배꽁초 등 결정적 증거를 확보, 이를 추궁한 끝에 자백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한 씨가 아내를 살해 후 시신을 불에 태우고 남은 뼛조각까지 땅속에 깊이 묻는 용의주도함으로 볼 때 스스로는 완전 범죄를 했다고 믿어 범행을 완강히 부인했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경찰 관계자는 "한 씨는 증거물을 제시해야 마지못해 일부를 인정하는 스타일이라 수사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빈집에서 발견된 담배꽁초 등에서 한 씨의 유전자가 나왔다는 국과수 감정 결과를 제시하자 심경의 변화를 일으켰다"고 밝혔다.

한 씨는 범행 당일 아내와 다투다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신 훼손과 유기 방법이 잔혹하고 엽기적이며 용의주도한 점으로 미뤄 계획적인 범행일 가능성도 크다.

한 씨는 범행 전 춘천의 한 요양원에서 아내를 만났고, 아내의 오빠가 묻힌 공원묘지로 간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결국, 아내 김씨가 공원묘지에 도착하기 1시간 전에 한 씨의 차량이 먼저 도착한 점, 인적이 드문 공가에서 시신을 소훼한 점, 마지막으로 다량의 혈흔이 묻은 차량을 세차한 점은 계획적인 살인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경찰은 한 씨의 자백을 토대로 현장 검증 등 보강 조사를 거친 뒤 오는 18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경찰은 "송치 전까지 범행 동기와 살해 후 시신 훼손, 도주 경로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하겠다"고 밝혔다.


j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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