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화展 여는 조광화 연출 "제가 주인공이 아닙니다"

입력 2017-01-23 07:50  

조광화展 여는 조광화 연출 "제가 주인공이 아닙니다"

"20주년 맞은 연극 '남자충동', 지금의 폭력·부당함과도 맞닿은 이야기"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어휴, 제가 무슨 원로 연출가도 아닌데…. '데뷔 20주년'이라는 타이틀이 붙으니 민망하고 부끄러울 뿐이네요."

오는 2월 1일부터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시작되는 콘서트 및 연극 무대 릴레이 '조광화展'의 주인공 조광화 연출(52)은 자신이 부각되는 것을 연신 쑥스러워했다.

최근 대학로 연습실에서 만난 조 연출은 "'연출 데뷔 20주년'이 아니라 연극 '남자충동' 20주년을 맞아 다시 무대를 준비하다 보니 일판이 커졌다"며 웃었다.

20년 전인 1997년, 그의 연출 데뷔작이었던 연극 '남자충동'은 초연 당시 '동아연극상' 작품상, 연출상, '백상예술대상' 희곡상, 대상, '서울연극제' 희곡상 등을 휩쓸며 흥행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은 화제작이다.

가부장제라는 틀 속에서 '강한 남자'가 되고 싶은 남성들의 잘못된 판타지가 폭력과 비극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이번 무대에는 '영화 '대부'의 마이클 콜레오네(알파치노 분)를 롤모델로 삼으며 '강한 남자' 콤플렉스에 갇힌 시골 건달 '이장정'역에 배우 류승범이 캐스팅돼 더 화제를 모으고 있다.

1997년 초연에 이어 2004년 재연 무대, 올해가 세 번째로 관객과 만나는 자리다.

작품 화제성에 비해 무대에 오른 횟수가 적다.

그는 "연극치고 제작비가 많이 드는 작품인 데다가 조폭 영화가 쏟아지면서 그저 그런 '싸구려 이야기'로 비칠까 봐 무대에 많이 올리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어 "그러나 이 시대에도 여전히 '가부장제'는 끝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2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유효한 이야기"라며 다시 작품을 올리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폭력을 쓰는 아버지는 많이 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시국을 보니 더 큰 의미의 '가부장'들은 더 곪을 대로 곪았던 것 같다"며 "앞으로도 잘못된 열망과 그로 인한 허망함을 계속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남자충동'으로 연출 데뷔를 한 이후에도 연극 '미친 키스'·'됴화만발', '프랑켄슈타인' 등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은 굵직한 작품들을 무대에 올려왔다.

뮤지컬 '서편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락햄릿' 등의 극작 또는 연출까지 맡으며 장르와 소재를 넘나드는 전방위적 이야기꾼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때문에 이번 '조광화展'의 개막은 독특하게 뮤지컬 배우들이 장식한다.

오는 2월 1일 서울 대학로 티오엠 1관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콘서트 '리플라이'에는 김다현, 박혜나, 구원영, 김도현, 양준모, 이지혜, 전미도 등 뮤지컬계 스타들이 총출동해 조 연출의 작품 속 노래들을 들려준다.

조 연출은 "원래 제 작품은 캐릭터나 장면이 모두 '센' 편이라 요즘 관객들은 보기 힘들어 할 수도 있다"며 "그런데 뮤지컬은 폭발적인 감정을 노래와 음악으로 표현되다 보니 무리 없이 관객들에게 전달되는 매력이 있다. 앞으로도 연극과 뮤지컬 무대 양쪽에서 관객들과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sj997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