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의 정규리그 5연패…"독기로 완성했다"

입력 2017-01-27 18:53  

우리은행의 정규리그 5연패…"독기로 완성했다"

위성우 감독, 외인 선수들과 독한 밀당 끝에 팀워크 완성

자비 없는 경기력으로 매 경기 압살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올 시즌 여자 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의 압도적인 성적을 예견한 이는 그리 많지 않았다.

예년과 달리 외국인 선수의 무게감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데다 주전 선수들이 줄부상과 임의탈퇴로 이탈하면서 전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위성우 감독 특유의 '독한 농구'로 올 시즌을 준비했고, 매 경기 '독한 플레이'를 펼치면서 여자 프로농구를 평정했다.

우리은행의 정규리그 5연패와 역대 최소 경기(25경기) 우승엔 독기 품은 우리은행 코치진과 선수들의 피땀이 녹아있다.



◇ 외국인 선수 조련에 성공한 위성우 감독 = 우리은행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5순위를 받았다.

지난 시즌 첼시리 사태로 페널티를 받은 부천 KEB하나은행을 빼면 가장 후 순위였다.

우리은행은 모험을 택했다. 정통 빅맨이 아닌 존쿠엘 존스와 모니크 커리를 뽑은 것.

외부에선 "우리은행이 모험을 택했다"라고 평가했다.

존스는 WNBA에서 주로 외곽 플레이를 즐겼다. 한국 무대에서 오래 뛴 커리도 개인플레이 성향이 심해 소속팀마다 팀 워크를 해친다는 평가를 받았다.

위성우 감독조차 "한번 도전해 보겠다"라는 말로 외국인 선수 선발 소감을 대신했다.

위 감독은 독하게 선수들을 한 팀에 녹여냈다. 존스의 플레이와 성향을 뜯어고쳐 빅맨 역할을 맡겼고, 커리와는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며 조련했다.

위 감독은 시즌 초반 존스가 외곽 플레이를 할 때마다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커리는 출전 시간을 대폭 줄이며 어깨의 힘을 빼버렸다.

한편에선 선수들을 다독이며 확실한 '당근'으로 팀을 끌고 갔다.

존스는 27일 용인 삼성생명전 이전까지 24경기에서 평균득점 2위(15.75점), 평균리바운드 1위(12.38개)를 기록하고 있다.

커리도 적은 출전 시간에도 불구, 평균 9.75점을 올리며 '조커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다.



◇자비 없는 우리은행, 올라오는 새싹도 확실하게 밟았다 = 우리은행은 올 시즌 초반 국내 선수들의 이탈로 흔들렸다.

우리은행은 존스가 정통 빅맨 역할을 확실하게 맡을 때까지, 센터 양지희로 골 밑을 대비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러나 양지희가 무릎과 허리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주전 포인트가드 이승아는 임의탈퇴로 팀을 떠났고, 대체 자원으로 세웠던 이은혜도 부상으로 낙마했다.

우리은행은 11월 12일 KEB하나은행 전에서 5점 차, 11월 20일 구리 KDB전에서 3점 차로 간신히 이겼다.

위성우 감독조차 "올 시즌은 독주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12월 15일엔 인천 신한은행에 55-58로 패했다.

최근 수년간 여자농구를 평정했던 우리은행은 다른 팀에 "이길 수도 있다"라는 희망을 안기는 듯했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다.

우리은행은 매 경기 전력을 투입하며 다른 팀들의 도전 의지를 무참하게 짓밟았다.

가비지 타임에서도 주전 선수를 투입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우리은행은 신한은행에 유일한 패배를 기록한 뒤 다음 경기에서 18점 차 대승을 거뒀다.

지난 12일 신한은행 전에선 무려 26점 차로 승리했다.

어느 순간부터 다른 팀들은 우리은행 전에서 지레 겁을 먹고 1쿼터부터 실수를 연발하기 시작했다.



◇독한 우리은행, 물렁물렁한 5개 팀 = 위성우 감독의 독한 훈련은 정평이 나 있다.

안산 신한은행(현 인천 신한은행) 코치 당시 임달식 전 감독의 조련 술을 완벽하게 익히며 지도자로서 성장했고, 우리은행과 국가대표에서 큰 경기를 경험하며 '완성형 리더'로 거듭났다.

위 감독은 타협 없는 지도자로 유명하다. 비시즌 기간 엄청난 훈련량으로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린다.

최근 수년 동안 위 감독의 훈련을 이겨내지 못하고 은퇴를 택하거나 임의탈퇴 신분이 된 선수들이 적지 않을 정도다.

커리도 "다른 팀에 비해 3배 이상의 훈련을 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런 훈련 속에 살아남은 선수가 식스맨 최은실, 김단비다.

우리은행은 올 시즌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에도 선수들의 강한 체력과 식스맨의 활약으로 경쟁팀들의 도전을 이겨냈다.

우리은행은 성장했지만, 다른 팀들은 제자리걸음을 걷거나 오히려 퇴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 시즌을 앞두고 청주 국민은행이 우리은행의 대항마로 꼽혔지만, 베테랑 변연하의 은퇴와 홍아란의 임의탈퇴로 고꾸라졌다.

슈퍼루키 박지수를 영입했지만,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우리은행의 유일한 리스크를 꼽자면 목표와 동기 부여가 사라졌다는 점뿐이다.

우리은행이 남겨둔 기록은 2008-2009 신한은행이 작성한 한 시즌 최고 승률뿐이다. 당시 신한은행은 37승 3패를 기록해 승률 92.5%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35경기 체제에서 33승 2패 이상을 기록해야 이 기록을 깰 수 있다. 남은 경기에서 2번 이상 지면 안 된다. 하지만 가능성은 커 보인다.

cyc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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