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투다 만취 역주행 사고에 형제간 칼부림·방화…부부싸움 후 목매기도
(전국종합=연합뉴스) 갈수록 삶이 팍팍해져서일까.
모처럼 힘들게 살아가던 가족들이 만나 단란하게 정을 나눠야할 설 연휴 곳곳에서 오히려 불화 끝에 심각한 상처를 남겼다.
가족과 다툼 끝에 만취 역주행을 하거나 형제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아내 차량에 불을 지른 경우도 있었다. 다툼 뒤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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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광에서는 가족과 말다툼을 한 뒤 만취해 운전대를 잡은 혐의(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등)로 박모(30·여)씨가 불구속 입건됐다.
박 씨는 설날인 지난 28일 오후 9시 40분께 영광군 묘량면에서 역주행 운전을 하다가 마주오던 K5·그랜저 승용차를 잇따라 충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사고로 박 씨는 물론 K5 운전자가 허리와 다리를 크게 다쳤다. 그랜저 차량 탑승자 등 3명은 경상을 입었다.
박 씨는 운전 면허 취소 수준인 혈중 알코올농도 0.182%로 드러났다.
평소 다른 지역에서 직장을 다니는 박 씨는 설을 맞아 고향에 내려왔다가 가족과 말다툼을 한 뒤 만취해 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 청양에서는 명절을 맞아 고향집을 찾은 동생(43)이 형(44)과 말다툼을 벌이다가 끝내는 형을 흉기로 찔렀다.
동생은 연휴 첫 날인 27일 오후 11시께 "왜 담배를 끊지 않고 집에서 피우느냐"고 질책하는 형과 싸우다가 형을 흉기로 한 차례 지른 혐의를 받았다.
형은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설 다음 날인 29일 오전 9시 40분께는 경기 의정부의 한 아파트 베란다 바깥에서 A(45)씨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설 당일 경제적 문제로 부인과 다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유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30일 오전 4시 30분께는 전북 익산의 한 도로에서 B(38)씨가 주차돼 있던 아내의 포르테 승용차에 불을 지른 뒤 달아났다.
경찰은 아내와 별거 중이던 B씨가 설을 맞아 익산 집을 찾았다가 범행한 것으로 보고 B씨를 쫓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서로를 배려하고 부드럽게 대화를 나누면 다툼이 커지거나 극단적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아울러 화가 나고 쌓인 감정으로 힘들 경우가 있더라도 지나친 음주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종구 김동철 김선경 정회성 권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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