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홍콩 부호 납치…갑부들에겐 '오싹한' 메시지

입력 2017-02-02 16:42  

中, 홍콩 부호 납치…갑부들에겐 '오싹한' 메시지

'세계 금융 중심지' 홍콩 명성에도 치명타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중국이 홍콩 부호인 샤오젠화(肖建華·46) 밍톈(明天)그룹 회장을 납치한 것은 중국 갑부들에게 등골이 오싹해지는 메시지가 되고 있지만 세계 금융 중심지라는 홍콩 명성에도 치명타를 안겨주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 중국 공안 요원 5~6명 정도가 지난달 27일 홍콩의 금융 중심지에 있는 포시즌스호텔 내 서비스 아파트에서 샤오젠화 회장을 납치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영국이 지난 1997년 홍콩을 반환할 당시 중국은 50년간 홍콩에 '고도의 자치'를 보장하기로 했으며 홍콩의 사법부 독립과 언론자유, 효율적인 관료제를 건드리지 않기로 했다.

특히 가장 중요한 장치 중의 하나는 중국을 포함한 홍콩 외부의 법률 집행기관들이 홍콩 내부에서 활동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중국 요원들이 지난 2015년 10월 중국 지도부의 사생활을 담은 책을 출판했다는 이유로 홍콩 출판업자 5명을 납치한 지 1년 만에 또다시 샤오젠화 회장을 붙잡아 간 것은 홍콩의 신뢰성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기업인들과 은행가, 언론인 등은 홍콩 출판업자 납치사건이야 중국 정치 지도자들에 대한 소문만으로 책을 만들었다면서 위안으로 삼을 수 있었지만, 이번 사건은 세계 금융 중심지라는 홍콩의 지위를 크게 손상하는 것이다.

다국적 제약회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과 영국의 광산기업인 리오 틴토, 호주 최대의 크라운 카지노 등 수많은 서방 기업 고위 임원들이 최근 몇 년간 중국에서 구속을 당했다.

지금까지 홍콩은 경찰과 사법부의 독단적 행동과는 거리가 먼 지역으로 인정받았으나 앞으로 세계 각국 기업들은 이번 샤오젠화 회장 실종 사건을 계기로 이런 생각을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갑부들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으로 믿고 있는 중국 갑부들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는 등골 서늘한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중국에서의 자본 유출 속도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샤오젠화 회장을 잘 아는 지인들은 이번 납치 사건이 샤오젠화 회장과 관계가 밀접한 특정 정파에 대한 정치적 경고이거나 중국 최고 지도부의 은밀한 거래를 너무 많이 알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사람들은 중국 공산당이 샤오젠화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금융기관들을 국유화하기 위한 것으로 믿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대부분의 중국 갑부들은 거위와 같다는 점이다. 정치적 관시(關係)나 공산당 지도자들과의 친분이 있어야 살을 찌울 수 있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공산당의 황제들을 위해 푸아 그라를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yskw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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