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한달 만에 반정부시위 '폭발'…"배경엔 부패·정치불신"

입력 2017-02-03 18:19  

총선 한달 만에 반정부시위 '폭발'…"배경엔 부패·정치불신"

작년 총선 투표율 40% 미만…PSD정부, 부패로 물러난 후 선거로 복귀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루마니아가 총선으로 정부를 구성한 지 한달만에 계속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정국 혼란을 겪고 있다.

2일 밤(현지시간)에도 수도 부쿠레슈티 대학광장에 수만명이 모여 사회민주당(PSD) 연정이 추진한 사면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이날 '부패 반대',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정부청사가 있는 승리광장까지 행진했다.

전날 밤에는 많게는 10만명이 운집했다. 1989년 차우셰스쿠 정권이 붕괴한 혁명 이후 최대 규모다.


약 두달 전 총선에서 승리한 정당이 이러한 역풍을 맞은 배경에는 계층 격차와 뿌리 깊은 부패, 그에 따른 정치불신 등이 자리 잡고 있다.

PSD는 작년 12월 11일 총선에서 45.48% 지지율로 승리했고, 5.62%를 얻은 자유민주연합(ALDE)과 연정을 구성했다.

총선 1년 전 2015년 당시 PSD 정부는 빅토르 폰타 전 총리 등 고위 공직자의 잇따른 부패 스캔들과 이어진 나이트클럽 화재 참사로 사퇴했다.

그러나 과도정부를 거쳐 작년 12월 치러진 총선에서 PSD가 다시 승리했다.

부패로 물러난 정부가 선거로 돌아온 것이다.

이는 정치불신에 따른 낮은 투표율과 계층·지역간 격차가 빚어낸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작년 총선 투표율은 39.5%에 그쳤다.


유럽연합(EU) 통계기관인 유로스탯에 따르면 루마니아 인구의 절반이 사는 농촌지역은 기본적인 인프라도 갖춰지지 않았을 정도로 생활이 열악하다. 주택의 40%는 옥내 화장실이 없고, 의사 1인당 주민 수는 도시의 2배가 넘는다. 영아사망률도 EU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EU 가입 이후 국내총생산 등 경제지표가 전반적으로 성장했지만, 성장의 수혜는 도시와 전문직 등 일부 계층에 쏠렸다.

날로 심해지는 격차에 불만을 가진 저소득층·농촌 표는 임금·연금 인상을 내건 PSD로 몰렸다. 공산주의 시절 평등에 향수를 가진 노인층도 좌파성향 정당을 선택했다.


그러나 PSD가 선거에서 승리했어도 루마니아인들이 부패에까지 면죄부를 준 것은 아니라고 현지 한인들은 전했다.

PSD 연정이 출범하자마자 당 대표와 횡령 공직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면안을 추진, 반정부시위에 불을 붙였다는 것이다.

송경민 루마니아 한인회장은 3일 연합뉴스에 "작년 총선 이후 젊은 세대가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려는 분위기가 느껴진다"면서 "주말에도 시위 열기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송 회장은 또 "작년말 주변 루마니아인들로부터 한국의 시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면서 "개인 의견이지만, 한국 시위도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덧붙였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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