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대의 '역설'…美총기업계 주가 하락·판매 '뚝'

입력 2017-02-05 04:25  

트럼프 시대의 '역설'…美총기업계 주가 하락·판매 '뚝'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미국 총기업계 판매량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및 취임 후 뚝 떨어졌다.

강력한 총기 규제를 공약으로 내건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낙선하고 수정헌법 2조(무기 휴대 권리 보장)를 지지하는 공화당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 덕분에 총기 구매자들이 서둘러 총을 살 필요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최대 로비 단체인 미국총기협회(NRA)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후보를 공개 지지했기에 미국 언론은 이런 현상을 총기 산업의 '역설'로 진단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 CNN 방송에 따르면, 총기와 총알 판매량이 동반 하락해 미국 총기 제조업체가 울상을 짓고 있다.

대통령 선거 당선자가 결정된 지난해 11월 8일 대선 이후 대표적인 총기 업체인 스터름 루거와 아메리칸아웃도어브랜드(舊스미스 앤드 웨슨)의 주가는 종전보다 20% 이상 하락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진행하는 총기 구매자의 신원조회도 지난해 12월 전년도 동기간 대비 16%, 올해 1월에는 20%나 감소했다.

정확한 총기 판매 집계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FBI의 신원조회 건수는 총기 유통량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다.

탄약 제조사인 윈체스터 탄약을 소유한 대기업 올린도 지난 1일 2017 미국 회계연도(10월 1일∼이듬해 9월 30일) 1분기 판매량이 2016년 마지막 분기보다 20%나 줄었다고 발표했다.

총기 제조업체는 광범위하고 효과적인 총기 규제 입법을 촉구한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 8년 재임 기간 수요를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비약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미국 주류·담배·화기 단속국(ATF)의 자료를 보면, 2013년에만 한해 1천84만 정의 화기가 생산됐을 정도로 총기 제조사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재임(2009∼2017년) 기간 종전보다 두 배 이상의 총을 생산했다.

총기 규제법이 제정되면 총을 마음대로 살 수 없다는 불안감에서 총기 옹호론자들이 너도나도 총기를 구매한 탓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및 취임으로 이런 '정치적인 총기 판매'가 종식되면서 총기 제조업체가 경영 압박감에 시달릴 것이라고 뉴욕주립대 정치학과 교수 로버트 스피처가 전망했다.

대부분 미국 언론과 마찬가지로 총기 업체들은 클린턴 전 장관의 당선을 당연하게 여기고 활황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봤다.

하지만 정반대의 결과가 나오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자동소총의 대명사인 AK-47을 생산하는 칼라시니코프 USA의 브라이언 스키너 최고경영자는 "업계 관계자들이 클린턴의 당선을 의심치 않았고 엄청난 제작 주문을 받았지만, 트럼프 당선 후 주문 취소가 쇄도했다"면서 "장기적인 소비 둔화에 총기업계가 적응해야 하며, 몇 업체는 도산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코네티컷 주의 총기 제조상인 루이스 프루투소도 "클린턴 전 장관의 당선에 '올인'한 제조업체들이 엄청나게 많은 총을 제작했으나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총기 구매 풍속이 급격하게 바뀌었다"며 '총기 붐'은 끝났다고 전했다.









cany99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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