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통제 불능" 비판에 美캘리포니아주 '독자행보'로 맞서(종합)

입력 2017-02-07 09:25   수정 2017-02-07 09:27

트럼프 "통제 불능" 비판에 美캘리포니아주 '독자행보'로 맞서(종합)

트럼프 예산 지원 중단 vs 캘리포니아, 미연방 탈퇴 주민투표도 고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피난처 주(州)'를 자처한 캘리포니아 주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연방 정부의 예산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6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슈퍼볼 직전 폭스 뉴스의 빌리 오라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캘리포니아 주를 두고 "여러 면에서 통제 불능"이라고 평했다.

이는 자신의 반(反) 이민 행정명령에 맞서 캘리포니아 주가 불법 체류 이민자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공언한 것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캘리포니아 주 상원 정책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케빈 디 리언(민주·로스앤젤레스) 의원이 발의한 불체자 보호 법안인 '캘리포니아 가치 법'을 승인했다.

이 법은 캘리포니아 주 경찰국과 관할 지방자치단체 경찰국이 휘하 경찰을 연방 이민법 유지에 활용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강력한 불체자 단속을 위해 지역 경찰에 이민 단속 권한을 주겠다던 트럼프 행정부의 방침을 정면으로 거스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처럼 캘리포니아 주 정부와 정치인들이 불체자 보호에 나선 것을 두고 "웃기는 일로, 범죄를 키우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방 정부의 이민 정책에 협조하지 않는 '피난처 도시'에 재정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할 것"이라면서 "연방 정부는 캘리포니아 주에 엄청나게 많은 돈을 지원했는데, 캘리포니아 주는 알다시피 여러 면에서 통제 불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피난처 도시'를 선언한 지자체에 예산 지원 중단은 확실한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의 발언이 절대 빈말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세가 강하고 다양한 인종과 이민자들이 많이 모여 사는 캘리포니아 주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직후부터 여러 면에서 반대 의사를 노골적으로 밝혀왔다.

민주당이 장악한 주 정부와 의회는 기후변화를 비롯한 환경문제와 이민, 여성·인권, 선거권에 이르기까지 각종 정책에서 트럼프 행정부에 맞서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를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도시와 지자체가 불체자 무료 법률 지원을 약속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제9 연방항소법원은 4일, 시애틀 연방지방법원이 전날 내린 미국 전역에서의 반이민 행정명령 집행중지 결정에 맞서 행정명령의 효력을 회복해 달라던 미국 법무부의 긴급요청도 기각했다.

CNN 방송은 제9 연방항소법원이 미국에서 가장 진보적인 법정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대선 직후 캘리포니아 주에선 세계 6위 규모의 경제력을 앞세워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본떠 '칼렉시트'(캘리포니아 주의 미국 연방 탈퇴)를 주민투표에 부치자던 움직임도 일었다.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국세청과 비영리 세금 재단의 자료를 분석해 트럼프 정부의 예산 지원 중단이 캘리포니아 주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소개했다.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캘리포니아 주의 세수가 연방에서 받는 지원금보다 많기 때문이다. 세금 재단의 2014회계연도 자료를 보면, 캘리포니아 주의 연방 지원금 의존률은 26%로 전체 50개 주 가운데 43번째로 낮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과 지지자들의 캘리포니아 '증오'를 작년 대선 결과, 최근 트럼프 행정부와 가까운 극우 언론인의 강연을 폭력으로 저지한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 사건,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 이민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캘리포니아 주 유명 기술기업들의 법원 의견서 제출 등 큰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서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체 선거인단 306명을 확보해 232명에 그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누르고 대선에서 승리했지만, 전체 투표 수에선 286만 표 가량 뒤졌다.

특히 클린턴 후보에게 몰표를 던진 캘리포니아 주에서만 344만 표나 졌다.

이 탓에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캘리포니아 주를 유권자 등록 명부에 없는 사람들이 투표했다는 '가짜 투표'의 진앙으로 보고 '캘리포니아를 제외하면' 이라는 말을 자주 거론해왔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과 캘리포니아 주의 갈등을 특정 사안에서 국내 찬반 여론이 명백하게 갈리는 '차가운 내전'(Cold Civil War)의 하나로 평하면서 서로 정면 충돌할 가능성은 낮다는 쪽에 방점을 찍었다.

cany99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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