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건설 앞둔 김해시민 소음체험…"너무 심하네"

입력 2017-02-15 17:37   수정 2017-02-15 18:08

신공항 건설 앞둔 김해시민 소음체험…"너무 심하네"

비행기 이륙 때 앞 사람 목소리 안들려…신활주로 도심과 더 가까워져



(김해=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15일 오후 경남 김해시 불암동 분도마을에서는 아주 특별한 체험행사가 열렸다.

이른바 '김해공항 소음피해 체험 행사'.

김해시와 지역 주민, 시의원, 시민사회단체 대표 등 30여명이 김해신공항 건설에 따라 예상되는 소음피해를 체험하기 위해 모였다.

강삼성 김해시 도시계획과장이 이날 모임에서 마이크 없이 육성으로 인사말을 하려다 행사는 10초가량 중단됐다.





마을 상공 위로 때마침 항공기 한 대가 지나갔다.

행사에 참석한 이들이 멍하니 아무 말없이 기다린 10초는 무척 길게 느껴졌다.

강 과장은 주민들 바로 앞에서 말을 했지만, 비행기가 지나갈 때는 도저히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다.

비행기가 지나가고 난 뒤에야 행사가 시작됐다.

하지만 2분가량이 지난 뒤 행사는 또 중단됐다.

이번에는 공항 인근에서 공군 비행기가 여객기보다 훨씬 더 낮게 비행했다. 소음도 훨씬 더 컸다.

한 주민은 소음 때문에 귀를 막았다.

이 마을에 사는 김기을 김해소음피해지역대책위원장은 "이런 소음이 2분마다 계속된다면 이곳에서 살 수 있겠느냐"며 "땅보다 조금 높은 마을회관 옥상에만 올라가도 귀가 아플 정도"라고 말했다.

이 마을은 공항과 직선거리로 4㎞ 떨어진 곳이다.

그는 "자연스럽게 목소리가 커졌고 성질도 급해졌다"며 "모두 항공기 소음으로 인한 장애"라고 소음피해 심각성을 증언했다.






체험행사에 참석한 타 지역 주민들도 혀를 내둘렀다.

공항에서 직선거리로 8㎞가량 떨어진 회현동에 사는 손영순(64) 씨는 "지금 김해공항에서 이륙하는 항공기 소음만으로도 집에서 잠을 자던 손자가 깰 정도"라며 "집에는 4중 창문을 하고 지내는데 소음 때문에 창문을 열 수 없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김해신공항 신활주로가 김해 시내와 더 가까이 들어서도록 계획돼 소음피해는 엄청날 것으로 걱정했다.

신공항 활주로가 들어서면 시내 부원동, 내외동, 회현동, 칠산서부동까지 고스란히 소음피해지역에 놓인다.






시는 이날 현장에서 2시간가량 김해공항에서 이륙하는 항공기 소음을 직접 측정했다.

오후 1시부터 2시간가량 측정한 소음(dB) 측정치를 항공기 소음 측정치인 웨클(WECPNL.가중등가지속 감각소음도)로 바꿔 측정한 수치는 70∼75 웨클이라고 밝혔다.

이는 항공기 소음 대책 인근 지역에 해당하며 공항소음방지법에 따라 주민 복지사업 등 일부 지원 대상에 그친다.

시 관계자는 "항공기 소음측정치로만 놓고 보면 소음 대책 인근 지역이지만 실제 피부로 느끼는 소음 피해는 소음피해 지역이나 다름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형수 시의원은 "김해신공항이 들어서면 항공기 이·착륙 횟수가 현재의 배인 연간 29만9천회로 늘어난다"며 "기존 2본인 활주로도 3본으로 늘어나고 신활주로도 김해시내로 바짝 붙어 소음피해는 현재보다 3배 이상으로 커진다"고 지적했다.

박영태 김해YMCA 사무총장은 "김해신공항이 들어서면 1분에 한 대씩 이착륙이 이뤄져 항공소음피해로 사람이 살 수 없는 주거 공간으로 전락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주민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을 돌면서 앞으로 심각성을 계속 알리는 시민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해 6월부터 소음영향권 분석용역을 진행 중이며 결과가 나오면 대책을 마련해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choi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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