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를 뒤흔든 '파나마 페이퍼스'는 어떻게 시작됐나

입력 2017-03-01 09:02  

전세계를 뒤흔든 '파나마 페이퍼스'는 어떻게 시작됐나

신간 '파나마 페이퍼스' 출간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2016년 4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는 1천150만 건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회피처 자료를 폭로했다.

파나마의 최대 법률회사이자 '역외비밀도매상'으로 악명 높았던 모색 폰세카의 내부 자료를 분석한 이 자료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전·현직 세계 정상 12명과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 등 유명인들이 대거 포함되거나 연루돼 전 세계적으로 파문을 불러왔다.

신간 '파나마 페이퍼스'(한스미디어 펴냄)는 사건의 발단부터 결말까지 탐사 보도 과정을 소개하는 책이다.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의 탐사 저널리스트인 바스티안 오버마이어는 어느 날 '존 도'(John Doe. 신원 미상의 인물을 나타내는 영어 표현)로부터 '비밀 자료에 관심이 있느냐'는 메시지를 받았다. 관심을 보인 오버마이어에게 다음날 이 제보자는 10만 건에 달하는 페이퍼 컴퍼니의 내부 자료를 샘플로 보내왔다.

익명의 제보자는 돈을 요구하지도 않았고 그가 보낸 샘플에서는 푸틴 대통령의 가장 친한 친구 이름이 발견됐다. 제보자는 자신이 위험에 빠질 것을 두려워하면서도 이런 일을 하는 이유에 대해 "이 자료들이 보도되어 모든 범죄가 드러나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제보자를 신뢰할만하다고 생각한 오버마이어는 동료 프레드릭 오버마이어와 함께 방대한 자료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2.6테라바이트(TB)에 이르는 자료는 2010년 위키리크스가 폭로했던 미국 국무부 문서의 1천500배 규모다.

탐사보도팀의 이름은 영화 '스타트렉'에 나오는 우주선의 이름을 따 '프로메테우스 프로젝트'팀으로 명명됐다. 프로젝트 공간에는 이중 잠금장치가 설치됐다. 보안을 위해 모든 하드디스크는 암호화하고 모든 외장 하드는 금고에 보관됐다. 새로 구입한 컴퓨터는 잠금장치는 물론 쇠사슬로 묶어 통째로 들고 나갈 수 없도록 했다. 파나마 현지 취재를 갈 때는 현지 협력 언론사가 제공한 안전요원이 따라붙었다. 프로메테우스 프로젝트팀은 이런 어려움 들을 무릅쓰고 하나하나 퍼즐을 맞춰간 끝에 2016년 4월3일 전세계에 '파나마 페이퍼스'의 존재를 공개했다. 여기에는 조세회피처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는 국가 80여개국의 저널리스트 수백명도 함께 참여했다.

저자들은 "완전한 비밀이란 존재하지 않는 디지털 시대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든 언젠가는 드러나게 마련이며 더 이상 이런 범죄를 용인하지 않는 이들도 반드시 존재한다"며 파나마 페이퍼스가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조세피난처 종말의 시작. 박여명 옮김. 536쪽. 1만8천원.

zitro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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