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의회연설] '美우선주의' '新고립주의' '힘을통한 평화' 독트린 재천명

입력 2017-03-01 14:34  

[트럼프 의회연설] '美우선주의' '新고립주의' '힘을통한 평화' 독트린 재천명

"난 세계 아닌 미국 대표", "미국의 위대함에 관한 새로운 장 시작"

북한 핵과 미사일 언급은 전혀 없어…트럼프 정부 북핵구상 안갯속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상·하원 합동연설을 통해 자신의 외교·안보 기조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 기조, 이른바 '트럼프 독트린' 그가 그동안 밝혀 온 '미국 우선주의'와 이에 터 잡은 '신(新)고립주의', 그리고 '힘을 통한 평화'로 집약된다.

이 원칙들은 글로벌 이슈와 국내 이슈, 안보와 무역 등 모든 분야를 관통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 문제도 같은 맥락에서 바라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유세 때, 그리고 지난달 취임 연설과 이후의 행정명령 등을 통해 이 같은 기조를 천명했으나 이날 연방의회 첫 공식 데뷔 무대를 통해 이를 더욱 구체화했다.

이 같은 트럼프 독트린은 그동안 미국 정부가 취해 온 개입주의 내지 제한적 개입주의와 배치되는 것으로, 글로벌 안보 지형은 물론 통상 지형에도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나는 세계 아닌 미국 대표"…"군비증강"

트럼프 대통령은 "자유주의 국가들은 국민의 의지를 표현하는 최상의 수단"이라면서 "미국은 모든 국가가 자신들의 길을 개척하고 나아갈 권리가 있음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 일은 세계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다. 내 일은 미국을 대표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미국이 그동안 세계의 경찰 역할을 하면서 온갖 이슈에 개입했지만, 이제는 거리를 두면서 철저히 미국과 미국인들의 이익을 따져 행동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우리가 그동안 다른 나라들의 국경은 방어해 주면서 정작 우리의 국경은 아무나 넘도록, 또 마약이 전례없이 많이 쏟아져 들어오도록 활짝 열어놓았다", "외국에서 수조 달러를 썼는데 정작 우리의 국내 기간시설은 완전히 망가졌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향후 미국의 대외정책이 크게 변화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 이날 국무부의 대외원조 예산을 대폭 줄이고 국방비는 전년 대비 10%, 540억 달러(약 61조2천630억 원) 증액하는 것을 골자로 한 첫 정부 예산안을 거론하면서 의회의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그는 "군대를 재건하고 국방 '시퀘스터'(자동예산 삭감조치)를 폐지하며, 미 역사상 국방비를 가장 큰 폭으로 재건하는 예산을 의회에 보낼 것"이라면서 "한 국가로서 우리가 직면한 도전과제는 중대하지만, 우리 국민은 더 위대하다. 미군보다 더 위대하고 용감한 사람들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강한 군대를 통해 다시 한 번 위대하고 강한 미국을 만들어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는 증액된 예산을 군대와 인프라, 이너시티(도심 빈민가) 재건에 우선해서 투자할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위대함에 관한 새로운 장이 이제 시작됐다. 새로운 국가의 자부심이 미 전역을 휩쓸고 있다"는 언급도 했다.

◇"동맹 지지하지만 모두 방위비 공정 분담해야" 재차 압박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의 동맹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지난해 대선 기간 서방의 집단안보 축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진부하다고 비판하면서 동맹체제를 근본적으로 재편할 것임을 시사한 것에 비해서는 한 발짝 물러선 것이다.

그러나 동맹과 파트너 국가들이 방위비 분담을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점은 재차 강조했다.

그는 "파시즘을 몰아낸 두 개의 세계대전과 공산주의를 격퇴한 냉전을 통해 구축한 동맹인 나토를 강력히 지지한다"면서 "그러나 우리의 파트너들도 자신들의 재정적 의무를 충족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나토든 중동이든, 태평양 지역이든 우리의 파트너들이 전략적, 군사적 작전 양 측면에서 모두 직접적이고 의미 있는 역할을 맡기를 바란다. 아울러 모두 공정한 몫의 비용(방위비)을 내길 바란다"고 강조함으로써 나토뿐 아니라 향후 한국과 일본 등 아태지역 동맹들에 대해서도 방위비 증액을 압박할 것임을 내비쳤다.

트럼프 정부는 이미 나토 회원국에 대해서는 연말까지 각국 국내총생산(GDP)의 2% 방위비 지출 약속을 이행하라는 최후통첩을 보낸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구체적인 지역이나 국가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동맹도 시대에 맞게 확대 변화시켜 나갈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미국은 공통의 이익이 일치하는 곳에서 새로운 친구를 찾고 새로운 파트너십을 구축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북한 의도적 무시? 북핵 언급 안 한 배경 주목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1시간가량 진행된 합동연설에서 '이슬람국가'(IS) 위협 등을 언급하면서도 북한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취임 이후 그동안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을 여러 차례 강도 높게 비판했던 것과는 확연히 대조되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이 아직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아 언급하지 않았다는 해석과 더불어 북핵 위협을 잘 알고도 의도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10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후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위협은 우선순위가 매우 매우 높다"고 밝힌 데 이어 사흘 후인 13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의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에서는 "분명히 북한은 크고 큰 문제다. 아주 강력히 다룰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지난 23일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매우 위험하고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직접 대화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너무 늦었다. 우리는 그가 한 일(도발)에 매우 화가 나 있다"고 비판했다.

si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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