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고액연봉받는 자선단체 경영자 '수두룩'

입력 2017-03-07 04:25  

미국에서 고액연봉받는 자선단체 경영자 '수두룩'

2014년에 2천700명이 100만 달러 넘게 받아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 미국에서 자선단체를 운영하면서 고액 연봉을 챙겨가는 경영자가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통적인 개념의 자선단체와 병원, 대학 등 세금감면 혜택을 받는 기관 10만 개를 조사한 결과 2014년 연봉이 100만 달러(약 11억5천500만 원)를 넘은 사람이 2천700명에 이르렀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2011년과 비교하면 약 30% 늘어난 숫자이다.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사람은 미주리 주 소재 병원운영업체인 어센션(Ascension)의 앤서니 테르시그니 최고경영자로 1천760만 달러(약 203억3천만 원)였다. 어센션은 작년 영업이익이 219억 달러(자회사 포함)에 이르는 미국의 거대 병원운영업체 중 하나이다.

다음으로는 하버드대의 기부금을 관리 운용하는 하버드 매니지먼트 컴퍼니(HMC)의 제인 멘딜로 최고경영자가 1천380만 달러를 벌어 2위에 올랐다.

HMC의 대안자산 책임자인 앤드루 윌트셔(1천50만 달러)와 '카이저 파운데이션 헬스 플랜'의 최고경영자인 조지 핼보르슨(1천40만 달러), '노스쇼어-롱아일랜드 주이시 헬스' 최고경영자인 마이클 다울링(1천10만 달러) 등도 1천만 달러 이상을 챙겼다.

대체로 거대 조직의 경영자들이 많은 연봉을 받았지만, 예외도 있었다.

거대 조직인 적십자에서는 최고경영자 연봉이 55만7천 달러에 불과하는 등 100만 달러 이상의 연봉자가 한 명도 없었다.

반대로 텍사스에서 소규모 자선단체인 '할 린지 웹사이트 미니스트리스'를 운영하는 할 린지와 그의 부인 졸린은 적십자 최고경영자보다 몇 배 많았다.

10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준 기관의 4분의 3은 의료와 관련된 일을 했으며, 10%는 민간 대학이었다.

비영리단체 경영자들의 연봉이 많아진 것은 민간기업의 성과체계를 도입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조지메이슨대의 제임스 핀클스타인 교수는 "비영리단체의 연봉 체계가 민간 기업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다. 복잡한 보너스 시스템과 이연보상(deferred-compensation) 등을 도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적인 일을 한다는 명목으로 세금혜택을 받는 기관의 경영자들이 고액을 가져가는 데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경영자들이 거액을 가져가면 원래의 공적 업무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우선 나온다.

찰스 그래슬리 상원의원(공화당·아이오와)의 수석 보좌관으로 몇 년 동안 일하면서 자선단체의 활동을 조사했던 딘 제르브 변호사는 "경영자들이 많은 돈을 챙기면, 고아나 난민 등이 손해를 본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고액 연봉을 줘야 민간분야의 우수한 경영자가 경영을 맡아 조직을 잘 운영할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좌익 성향의 싱크탱크인 어반 인스티튜트의 엘리자베스 보리스는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병원, 대학 등이 있는데, 이런 규모의 민간 기업에서 이만큼 연봉을 준다면 전혀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고 옹호했다.


sung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