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세월호 손상없이 인양해야…선체 균형이 핵심"

입력 2017-03-22 22:41   수정 2017-03-23 03:37

전문가 "세월호 손상없이 인양해야…선체 균형이 핵심"

장기간 침몰로 구조 취약 가능성…수색 과정서 난관도 많을 듯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세월호 본인양이 시작됨에 따라 성공적으로 배를 들어 올려 최종 목적지인 목포신항까지 무사히 옮겨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월호 인양의 가장 큰 목표는 '손상없이(No damage)' 배를 온전한 모양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아직 세월호 희생자 중 9명의 미수습자가 남아 있고 블랙박스와 유품 등을 찾아내 사고 원인도 밝혀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가 무사히 세월호를 반잠수선에 얹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실패 가능성 역시 배제하지 않고 있다.

22일 한 조선업체 기술 전문가는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를 비롯해 해양수산부, 국책연구기관, 인양·선박 전문가, 인양 전반의 컨설팅을 맡은 영국의 TMC까지 여러 위험요인에 대해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 놓고 이미 지난주 최종 점검까지 다 마쳤다"라며 "철저히 준비한 만큼 인양도 성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월호처럼 물에 빠진 거대한 선체를 통째로 들어 올리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고난도 작업이어서 실패의 변수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 전문가는 "통상 침몰선은 그냥 수몰하거나 인양이 필요한 경우도 선체를 분리해서 옮기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세월호처럼 통째로 인양하는 것은 통상 2년 이상 걸리는 토목공사가 요구되고 기술적으로도 매우 어려운 작업"이라며 "인양 업체의 실력을 떠나 사소한 오차나 급작스러운 날씨변화 등의 변수로도 인양이 어려워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세월호를 떠받치는 리프팅빔에서 연결된 66개의 인양줄(와이어)의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 성공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선박 전문가는 "잭킹바지선에 연결된 와이어가 무거운 선체를 들어 올리면서 뒤틀릴 가능성도 있고 선체의 무게가 부위마다 다르다 보니 힘이 균등하게 배분되지 않아 한쪽으로 쏠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균형을 잘 잡아야 반잠수선까지 무사히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세월호가 오랫동안 물속에 잠겨 있었던 터라 선체를 무사히 끌어올리더라도 배의 상태는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선박수리 전문업체인 오리엔트조선 정용권 전무는 "세월호 선체가 그리 튼튼한 구조가 아닌데 물속에 장시간 방치되면서 배 구조가 많이 취약해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선체 내부에 사람의 늑골처럼 각종 지지대와 부재들이 많은데 그게 취약해지면 배 전체의 골격이 약해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해양 전문 연구기관의 관계자는 "바닷물에 잠겨 있던 선박이 육지로 나와 공기와 접촉하면 그 즉시 빠른 속도로 산화가 이뤄지고 부식이 시작된다"며 "세월호의 선령 등을 감안했을 때 평소 관리가 취약했던 부분은 부식이나 파손이 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양 후 선체를 정리하고 조사하는 과정도 험난할 전망이다.

현재 세월호 내부는 바닷속에서 유입된 뻘과 해초류, 내부 물품과 선체 파편, 승객 유류품 등이 뒤섞인 상태로 추정된다.

온갖 전선들이 엉켜있고 간이 격벽들이 파손돼 쓰러져 있는 것은 물론 악취도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것들을 정리하면서 동시에 9명의 미수습자를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 조심스럽고도 정교한 작업이 필요하고, 시일도 상당히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정용권 전무는 "3년이나 물속에 잠겨 있던 상황이라 소득 등 방역작업을 철저히 하더라도 감염 위험이 있고 선체 내부는 가연성 물질이 많아 화재 위험도 아주 높다"며 "특히 선체 조사가 시작되는 4∼5월은 날씨가 좋아 작은 불도 화재로 번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세월호 선체 정리와 조사는 누워있는 세월호의 객실(거주)구역인 '데크하우스'를 따로 잘라내 똑바로 세워 진행하는 방식이 유력한데 이 과정도 적잖은 난관이 예상된다.

대형 선체를 절단하는 게 쉽지 않고 세우는 과정에서 내부 물품들은 물론 미수습자의 시신도 훼손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선박구난 전문업체인 살코의 조철수 대표는 "세월호가 인양 당시의 누운 채로 조사를 하면 내부 보전은 상대적으로 잘 돼 있겠지만 사람이 진입해 조사하는데 난관이 많기 때문에 해수부가 객실구역을 잘라 직립으로 세우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객실 부분을 세우는 과정에 보강작업을 철저히 하면서 훼손을 최소화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체 상태가 양호하고 조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세월호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풀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한 대학교수는 "객실구역에는 여객실과 조타실이 있는데 이는 세월호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줄 열쇠나 다름없다"며 "미수습자 수색과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s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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