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큰손들 美셰일오일 뛰어들어…"이젠 배럴당 20불에도 수익"

입력 2017-03-23 16:51  

석유 큰손들 美셰일오일 뛰어들어…"이젠 배럴당 20불에도 수익"

내년 美 산유량 하루 1천만배럴 넘을수도…중동산유국 입지 약화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엑손 모빌과 로열 더치 셸, 셰브런 등 세계적인 석유회사가 미국의 셰일 석유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이들 3개 메이저는 셰일 석유 부존 지역인 서부 텍사스의 퍼미언 분지에 속속 교두보를 확보하고 있으며 유전 개발을 위해 올해 모두 100억 달러(약 11조2천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3개사의 모험이 성공한다면 미국 에너지 사업을 부흥하고 미국의 산유량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국제유가를 낮춰 사우디아라비아를 위시한 산유국들의 영향력을 위축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엑손 모빌이 2010년 XTO에너지를 410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셰일 석유 사업에 손을 댄 적이 있지만 석유 메이저들은 전통적 사업에 주력한 탓에 셰일 석유 사업은 상대적으로 등한시하고 있었다.

메이저들의 셰일 석유 사업 진출은 2014년 유가 급락에서 비롯된 것이다. 비용 절감에 부심하던 메이저들은 현금 수익을 신속히 창출하고 손쉽게 생산량을 늘리거나 줄일 수 있는 사업에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이들이 집중적으로 투자했던 심해 유전은 유정 하나를 시추하는데 1억 달러가 든다. 반면에 셰일 유전의 경우는 500만 달러면 하나의 유정을 뚫을 수 있다.

컨설팅 업체인 언스트 앤드 영의 디버러 바이어스는 대기업의 등장은 셰일 석유 사업에 대단한 의미를 갖는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뛰어난 지질 자원을 매우 강력한 재정 능력과 결혼시키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빅 3는 셰일 석유 업계의 선발 주자들을 따라잡을 야심적인 전략을 마련해 놓고 있다.




로열 더치 셸은 매년 25억 달러를 셰일 석유 부문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는 회사 연간 투자액의 약 5분의 1에 달하는 것으로, 콘티넨털 리소시즈 같은 몇몇 전문적 셰일 원유 업체들의 투자액을 가볍게 뛰어넘는 것이다.

셰브런은 자사의 셰일 원유 생산량이 향후 10년 동안 매년 30%가량 늘어나 2020년에는 하루 50만 배럴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현재의 생산량 10만 배럴보다 5배나 많은 것이다.

셰브런의 존 왓슨 CEO는 최근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10년 뒤에는 생산량이 하루 70만 배럴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엑손 모빌은 올해 시추 예산의 약 3분의 1을 셰일 유전 개발에 투입할 계획이고 현재 하루 20만 배럴 수준인 셰일 원유 생산량도 2025년에는 하루 80만 배럴로 늘릴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빅 3는 셰일 석유 사업도 질적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셰브런의 비전통적 유전 담당 부사장인 신디 타프의 말을 빌리면 "시추작업을 예술에서 과학으로 바꿔놓았다"는 것이다.

퍼미언 분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봉고 76-43 유전 사업이 그 실례다. 지금까지 석유회사들은 시추를 위해 개활지를 조성하면서 단 하나의 유정만 시추했지만 봉고 76-43 유전은 한 구획당 5개의 유정을 시추한다.

요원들이 자주 이동하지 않고 수주일간 연속적으로 시추작업을 할 수 있는 것이 그 장점이다. 로열 더치 셸은 봉고 76-43 유전사업 지구에서 셰일 암석을 파쇄하는데 4년 전보다 3배나 많은 모래와 물을 사용함으로써 퍼미언 분지의 유정 하나를 운영하는데 들이는 비용을 2013년 당시보다 60%나 줄일 수 있었다.

석유 메이저들의 본격 진출은 주요 산유국들의 입지를 약화시킬 공산이 크다. 산유국들은 향후 경제적으로는 유가 하락과 씨름해야 할 것이고, 지정학적으로는 글로벌 시장의 점유율 하락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수입 원유에 대한 미국의 의존도는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 미국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국내 생산량은 내년 12월경에는 하루 1천만 배럴을 넘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산유량이 1천만 배럴을 넘은 적은 1970년 10월과 11월 단 2회에 불과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전통적 석유 사업은 초기에 막대한 투자를 요구하지만 셰일 석유 사업은 생산량이 초기에 급증했다가 신속히 줄어들기 때문에 꾸준한 비용 지출이 필요하다는 점을 들어 메이저의 진출을 긍정적으로만 보지 않는다.

로열 더치 셸의 셰일 석유 담당 사장은 이에 대해 유가가 배럴당 40달러라면 퍼미언 분지에서 수익을 낼 수 있으며 신규 유전의 경우는 배럴당 20달러 선에서도 수익성이 있다고 말했다.

셰일 석유 사업의 개척자인 파슬리 에너지의 브라이언 셰필드 CEO는 유가 급락에서 얻은 교훈은 꾸준히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소 전문 업체들은 셰일 석유 개발에 과다하게 투자하고 차입을 통해 부족한 재원을 보충한 탓에 유가가 하락하자 유전 가동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셰필드 사장은 빅 3는 현금 흐름이 좋은 이상 이런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우리는 이들이 셰일 원유 사업에 더 많은 투자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jsm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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