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관리 포기' 불법유통 고래고기…식당선 '초고가'

입력 2017-03-30 11:48   수정 2017-03-30 22:32

'위생관리 포기' 불법유통 고래고기…식당선 '초고가'

공장·주택 등에 비밀 냉동창고 설치 보관…냉동차 아닌 승합차로 운반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울산에서 불법 유통된 밍크고래 고기를 보관·판매한 음식점이 경찰에 적발된 가운데 이렇게 유통된 고래고기의 위생관리가 부실하게 이뤄져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다른 사람의 눈에 띄지 않는 공장이나 농가 등에 조악하게 설치한 냉동창고에 고기를 보관하고, 운반할 때도 냉동차가 아닌 일반 승합차로 옮기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울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30일 2년 동안 밍크고래 17마리(10∼20t가량)를 사들여 판매, 23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음식점 업주 2명을 검거해 1명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고래유통증명서가 발급되지 않은 고래고기를 남몰래 보관하고자 울주군 범서읍의 선박부품 제조공장을 빌려 냉동창고를 설치했다. 겉으로는 공장 식당과 사무실이 있는 평범한 건물 안에 은밀하게 냉동창고를 마련한 것이다.

비록 냉동창고라고 하지만 위생적인 관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경찰의 압수수색 당시 영상을 보면 고기는 비닐에 싸인 채 플라스틱 상자에 담겨 있었다.

별도 선반이 없어 수십 개의 상자는 아무렇게나 쌓여있었고, 상자 위에서 먼지가 쌓인 환풍기가 돌았다.


고기를 운반하는 과정도 문제가 많다.

이번에 적발된 업주는 냉동차가 아닌 일반 승합차를 이용해 고기를 창고에서 식당으로 옮겼다. 상온 상태에서 옮긴 고기를 손님에게 내놓는 것이다.

불법 포획한 고래를 운반, 가공, 저장한 뒤 판매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일이 소요되고 제대로 된 관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위생에 문제가 많은 고기를 손님이 먹는 셈이다.

해당 업주는 2015년에도 경찰에 적발된 전력이 있는데, 당시에도 농촌의 산자락에 설치된 창고를 고래고기 저장고를 이용했다.

지난해 울산 중부경찰서가 고래고기 유통 일당을 적발했을 때도 27t의 고래고기가 북구의 한 주택 창고에서 발견됐다.

밍크고래를 취급하는 고래고기 음식점은 울산, 포항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120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혼획(어망 등에 걸림) 등으로 적법하게 유통되는 개체 수가 많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시중에 유통되는 고래고기 70%가량은 불법 포획된 고래인 것으로 추정된다.


'바다의 로또'로 불리는 밍크고래는 한 마리에 3천만∼6천만원의 비싼 몸값 때문에 불법 포획이나 유통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음식점에서는 고래고기 250g 정도를 10만원에 파는데, 이는 소고기보다 훨씬 비싼 수준이다.

울산경찰청 관계자는 "불법 유통되는 고래고기는 사실상 위생관리를 생략한 채 판매된다고 보면 된다"면서 "유통경로 역추적이나 고래 DNA 분석 등을 통해 불법 포획자나 유통업자를 단속하고 있지만, 점조직 형태로 은밀하게 범행해 추적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hk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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